2008년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움직일까.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기대감이 크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큰 폭의 부동산 규제 완화는 없을 것’이란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갑작스런 규제 완화는 안정을 찾아가는 시장을 들쑤실 수 있는 여지가 높아 차기 정부로서도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내년 부동산 시장도 전반적인 안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역별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집값은 안정, 전셋값은 강세 예상
내년 집 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밑도는 소폭 상승에 그칠 전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내년 집 값이 전국적으로 1.5%, 수도권은 2.0% 각각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도권 집값이 안정될 것으로 보는 이유는 먼저 공급 측면에서 찾을 수 있다. 김포 양촌신도시, 수원 광교신도시, 인천 청라지구 등 공공택지를 중심으로 신규 분양 물량이 늘어나는 데다, 최근 분양가 상한제를 피해 11월 말까지 분양 승인을 신청한 민간택지 아파트들도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분양 물량뿐 아니라 입주 물량도 많다. 업계에 따르면 내년 전국에서 입주하는 아파트는 32만2,000여가구로 올해보다 3.3%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수도권만 해도 15만7,000가구로 올해(14만363가구)보다 10% 이상 늘어나고, 경기도 역시 8만8859가구가 입주해 올해보다 16.4% 늘어난다.
전셋값은 서울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봄 이사철을 전후해 다소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집값이 안정되면서 무주택 수요층이 무리해서 집을 사기보다 전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지역의 경우 특히 재개발과 재건축 사업이 집중되는 강북권에서 소형 주택 재고 부족과 이주 수요 증가에 따라 전세가 상승이 예상된다.
오피스는 강세, 상가는 양극화
오피스텔이나 사무실 같은 임대 수익형 부동산은 상대적으로 호황이 예상된다. 금리가 상승해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더라도 임대료가 상승하면 금리 인상분을 상쇄하고도 남기 때문이다.
상가 시장은 양극화 현상이 예상된다. 올 한해 경매시장에 무더기로 나왔던 도심형 쇼핑몰은 내년에도 침체가 예상되는 반면, 화성 동탄이나 파주 운정 같은 신도시의 중심상업지역의 상가는 활기를 띨 전망이다.
토지는 보합세 속 일부 오를 듯
토지 시장은 안정세가 예상된다. 개발 호재가 있는 충청권 행정중심 복합도시나 혁신도시 예정지, 남북 경제협력에 따른 기대감이 높아진 경기 북부 접경 지역 등은 땅값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타 대부분의 지역은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차기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부동산 시장 흐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새 정부가 들어서도 재건축 규제 완화나 부동산 세제 완화 등에 있어 시장이 기대하는 이상의 규제 해제가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일부 대책이 보완되더라도 거래 활성화를 위해 1주택자에 대한 배려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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