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은 대선 결과를 가를 마지막 변수다. 이번 대선 투표율은 역대 최저치인 60% 초ㆍ중반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콘크리트 독주가 계속돼 흥행 요소가 사라진 데다 유권자들이 BBK 사건 등 후보와 관련한 의혹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고 선거 판에 염증을 느껴 투표장에 가려 하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2002년 대선 투표율은 70.8%였다.
낮은 투표율과 선거 결과의 상관관계에 대해선 시각이 엇갈린다. ‘투표율이 낮으면 조직동원 선거 위력이 약해져 개혁 성향 후보에 유리하다’는 것은 이번엔 들어 맞지 않는다는 게 중론이다. 이명박 후보가 전 세대에서 비교적 고른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후보 진영은 “부동층이 투표에 불참해 투표율이 저조할 경우 현재 판세가 그대로 갈 것이기 때문에 유리하다”이라고 자신한다. 하지만 이 후보 지지층의 충성도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부동 층이 늘어나면 유리할 게 없다는 시각도 있다.
신당 정동영 후보는 낮은 투표율의 최대 피해자로 꼽힌다. 부동층 중엔 범여권 지지층 중 ‘진보 냉담층’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 후보측은 “BBK 동영상 공개 이후 이명박 후보의 주요 지지층인 수도권 30~40대 유권자는 부동층으로 빠져 나가고 호남 등 우리 고정 지지층은 결집하고 있기에 그렇지도 않다”고 반박했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주력 지지층인 20대와 60대 이상 연령층과 충청과 대구ㆍ경북 지역 투표율에 승패가 달려 있다고 본다. 한 관계자는 “우리 지지층은 충성도가 가장 높고 또 이명박 후보로부터 이탈한 지지층을 흡수할 것이기 때문에 투표율은 별로 변수가 안 된다”고 말했다.
대선이 3자 구도이고, 군소 후보들의 지지율 합계가 10%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론적 당선 안정권은 유효 투표수를 기준으로 40% 이상이다. 최종 투표율이 65%라고 가정하면 전체 유권자(3,765만 3,518명) 중 2,447만 4,786명이 투표에 참여해 이 중 최소 978만 9,914표를 얻어야 당선이 확정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대선 막판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은 주춤하는 반면 정동영 후보 지지층은 결집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커트라인이 예상보다 낮을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양자 구도였던 2002년 대선에선 노무현 대통령의 득표율은 역대 최고치인 48.9%였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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