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혜원(27ㆍ여)씨는 최근 해외 구매대행 쇼핑몰 위즈위드에서 연말 파티모임에 입고 갈 ‘제임스진’ 프리미엄 진바지와 결혼한 언니에게 선물할 ‘레녹스’의 크리스마스 한정판 식기 세트를 구입했다.
한씨는“국내 매장에서 보기 드문 해외 프리미엄진 브랜드나 해외여행에서 사 들고 오기 어려운 주방용품도 구매대행을 통하면 쉽게 살 수 있다”고 소개했다.
윤종열(42)씨는 옥션이 구매대행하는 이베이쇼핑을 이용해 뇌성마비로 몸이 불편한 아들(9)이 쓸 아동용 기저귀를 해외에서 구입하고 있다.
미국에서 한 팩에 10~15달러 하는 기저귀를 수수료, 배송비 등을 포함해 2만7,000~2만8,000원에 산다. 윤씨는 “국내에서는 아동용 기저귀가 생산은 커녕 수입도 되지 않아 국내 온ㆍ오프라인 매장을 다 뒤졌지만 구할 곳이 해외 쇼핑몰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방에서 클릭 몇 번으로 해외 쇼핑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해외 구매대행 쇼핑몰이 급성장하면서 쇼핑의 국경도 무너지고 있다.
해외구매대행이란 국내 고객으로부터 미국 유럽 일본 등 해외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주문 받아 고객의 집까지 배송해주는 서비스. 아직 국내에 들어오지 않은 브랜드나 구하기 힘든 상품을 언어장벽 없이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물론 복잡한 통관 절차도 해결되는 장점이 있다.
해외 유행 브랜드에 민감한 젊은 20대가 주 이용고객이다. 프리미엄진 열풍을 몰고온 주인공인 ‘세븐포올맨카인드’ ‘트루릴리전’등의 진브랜드나 3~4년 전 쌩얼 메이크업으로 화제를 모은 ‘베네피트’ 틴트 같은 최신 유행제품의 인기몰이가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카메라나 수입자동차의 부품, 희귀 보석처럼 국내 정식 수입되면 가격이 몇 배로 뛰는 고가품이나 해외에 나가지 않으면 구하기 어려운 희귀 수집용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위즈위드 관계자는 “해외 유학이나 여행이 대중화하면서 일반 소비자들도 글로벌 브랜드나 해외쇼핑에 친숙해졌고 매스티지(대중적 명품) 브랜드 붐도 일어나고 있다”며 “올해 들어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해외구매대행의 저변이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구매대행 이용자도 늘고 있다. 위즈위드를 이용하는 회원은 올해 36만명이 새로 가입해 총 260만명에 이른다. 옥션 이베이쇼핑의 경우 신규회원수가 서비스 초기인 3월보다 10월에는 4배 늘어났다.
해외구매대행 업체(관세청 특별통관대상업체 등록 기준)도 2004년 4개에 불과했지만 2005년 191개, 2006년 343개, 올해 10월 말 현재 496개로 급증했다.
시장 규모는 올해 3,000억원(업계 추산)을 넘을 전망이다. 지난 5일 코스닥에 상장한 업계 1위 위즈위드를 비롯해 엔조이뉴욕, 오렌지플러스 등이 대표적인 해외구매대행 전문 쇼핑몰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식 등록하지 않은 개인사업자들이 워낙 많아 이들을 포함하면 시장 규모는 훨씬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구매대행은 당분간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들도 올해 하반기 들어 속속 이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롯데닷컴이 9월 일본 마루이백화점과 제휴해 ‘도쿄홀릭’을 오픈했고, GS이숍과 디앤샵도 각각 해외구매를 대행하는 별도의 사이트 ‘플레인’과 ‘포보스’를 개설했다. 옥션도 3월 이베이 구매대행을 선보인 데 이어 최근 해외구매대행 사이트 ‘191’을 열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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