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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인권운동가 유상준씨 4개월만에 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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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인권운동가 유상준씨 4개월만에 귀국

입력
2007.12.2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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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부 네이멍구(內蒙古) 자치주에서 탈북 지원 등의 활동을 벌이다 중국공안에 체포됐던 탈북민 인권운동가 유상준(45)씨가 16일 인천공항을 통해 고국 땅을 밟았다.

이날 오후 1시 10분께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모습을 드러낸 유씨는 귀국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탈북자 3명을 인솔해 몽골로 탈출 시키려다 사복경찰에 붙잡혀 네이멍구 수감소에서 지냈다"며 "수감 생활은 견딜 만 했지만 대부분 흉악범인 12~14명의 수감자들과 지내는 것이 정신적으로 고통스러웠다"며 힘겹게 입을 뗐다.

북한인권단체연합회 등에 따르면 유씨는 8월 중국 공안에 체포돼 중국 인민검찰원으로부터 '밀출국 조직, 인솔죄' 등으로 기소돼 지난 4일 내몽골 인민법원에서 벌금 3만 위엔(400만원 상당)을 내고 강제추방 조치됐다.

앞서, 미국 인권단체인 북한자유연대를 비롯해 북한인권단체연합회 등이 변호사를 선임하고, 석방용 벌금 모금운동에 나서는 등 유씨 구명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유씨는 1990년대 중후반 북한이 최악의 식량난을 겪고 있을 당시, 부인과 둘째 아들을 굶주림과 질병으로 잃었다. 슬픔에 잠겨 있을 새도 없이 98년 중국으로 탈북, 한국에 먼저 정착한 유씨는 2001년 중국으로 함께 나왔던 장남 철민(당시 12세)군을 한국으로 데려 오려다, 안내자가 중국 공안에 붙잡히면서 몽골사막에서 그만 철민 군마저 하늘나라로 보내야 했다.

이후 미국에서 열린 탈북자 관련 토론회에 참가해 탈북자의 실상을 알리거나 한국에서 일해 번 돈으로 탈북자를 지원하는 등 탈북자 구조활동을 끊임없이 펼쳐왔다.

유씨는 현지 탈북 상황에 대해 "북송됐다가 다시 나오고 여전히 힘겨운 생활을 하고 있다"며 "1990년대에는 경제적인 이유로 탈북했지만 이제는 정치적 난민이라고 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03년부터 중국과 몽골을 오가며 300여명에 이르는 탈북자의 피신과 한국 행을 도왔다는 그는 "이제는 강제 추방돼 중국으로 들어갈 수 없게 됐지만 국내에서 조용히 (탈북자를) 도울 수 있는 길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이날 공항에는 북한인권단체연합회 관계자, 독일인 인권운동가 노베르트 폴러첸씨 등이 나와 유씨를 반겼다.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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