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가 세계 1위죠? 네, 아니라고요? 그럼 언제쯤 1위가 되죠?”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결승 2연패에 성공하자 이런 질문이 쏟아진다. 신문과 방송은 16일부터 일제히 김연아(17ㆍ군포수리고)를 ‘피겨 여왕’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국제빙상연맹(ISU)이 발표한 세계 순위는 아사다 마오(일본)가 1위, 김연아가 2위다.
그렇다면 언제쯤 김연아가 세계 1위가 될 수 있을까. 이르면 4대륙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내년 2월이다. 김연아는 총점 3,893점으로 아사다(3,931점)보다 38점 뒤진다. 4대륙대회 우승자는 840점을 얻고 순위가 한 계단씩 떨어질 때마다 35점씩 줄어든다. 즉 김연아가 우승하고 아사다가 3위 이하 입상, 또는 김연아가 2위, 아사다가 4위 이하로 떨어지면 김연아가 세계 1위가 된다.
그러나 여자로는 드물게 트리플악셀(공중 3.5회전)을 구사하는 아사다가 3위 이하로 추락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게다가 김연아는 포상금이 주어지는 동계 전국체전(2월20~23일)에 출전하면 4대륙대회(2월 11~17일)는 포기할 계획이다. 오히려 점수차가 벌어질 수도 있는 셈이다.
비록 세계 1위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김연아는 그랑프리 결승이 열렸던 팔라벨라 빙상장에서는 그 누구도 넘보지 못한 당당한 ‘세계 최고의 요정’이었다.
김연아는 17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팔라벨라 빙상장에서 펼쳐진 갈라쇼에서 분홍색 배꼽티와 딱 달라붙는 바지를 입고 갈라쇼용 프로그램 을 연기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갈라쇼는 정규 대회가 끝난 다음날 참가 선수들이 연기나 의상에 제약 없이 마음껏 개인기를 뽐낼 수 있는 이벤트 대회. 김연아는 폐회식 만찬에서는 선수대표로 축사를 낭독했다. 챔피언에 대한 주최측의 배려였던 것으로 보인다. ISU 관계자들은 “김연아의 영어 실력이 늘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연아는 “세계선수권대회가 내년 3월에 열리기 때문에 남은 기간이 꽤 길다”면서 “세계선수권에서도 좋은 연기와 함께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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