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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CD 협박범 검거서 동영상 공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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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CD 협박범 검거서 동영상 공개까지

입력
2007.12.2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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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BBK 재수사 검토 지시’ 등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BBK 설립’ 발언 동영상은 어떻게 모습을 드러낸 것일까. 경찰은 15일 동영상 CD를 갖고 있다며 한나라당 측에 금품을 요구하던 김모(54)씨, 여모(42)씨 등 3명을 체포했다. 그러나 민감한 사안인 탓인지 16일까지 사건 내용에 대해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 ‘30억~100억원’잇단 물밑 거래

16일 대통합민주신당과 경찰 등에 따르면 김씨와 여씨 등은 이달 초 한나라당의 모 의원에게 접근, “이 후보가 스스로 BBK를 설립했다고 얘기하는 강연 동영상이 있다”며 100억원을 요구했다.

한나라당이 거래를 거절하자 이들은 7일 대통합민주신당 정봉주 의원에게 같은 조건으로 거래를 제의했다. 신당도“금액이 너무 크다”며 고개를 가로 젓자 김씨 등은 이번에는 13일 이회창 후보 캠프를 찾아가 30억원을 요구했다. 하지만 법률지원단장인 김정술 변호사 역시 “돈이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

김씨 등은 결국 다시 한나라당에 “30억원으로 하자”며 ‘딜’을 시도했다. 경찰에 신고하기로 결정한 한나라당은 거래에 응하는 척 하면서 김씨 등을 15일 오후 7시께 서울 마포구 서교동 서교호텔 12층 객실에서 만나자고 유인했다. 김씨 등은 한나라당 박모 특보와 만난 뒤 1층 로비로 내려오다 한나라당의 신고로 미리 대기하고 있던 경찰에 체포됐다. CD 2장도 그 자리에서 압수됐다.

경찰에 붙잡힌 김씨 등은 거래를 시도했던 이회창 후보 측 김정술 변호사에게 전화를 해 “한나라당이 우리를 공갈 협박범으로 신고했다”며 도움을 청했다.

김 변호사는 바로 통합신당에 연락을 해 공조 체제를 취했고, 15일 오후 9시30분에는 신당의 박영선, 정청래 의원 등이 경찰서에 도착했다. 박 의원 등은 “우리도 동영상을 봐야 변호할 수 있다”며 이들을 설득, 16일 오전 1시30분께 여씨의 서울 강서구 사무실에서 여씨 등이 따로 복사해 놓았던 CD를 확보, 16일 오전 언론에 공개했다.

▲ 동영상 ‘협박범’은 누구

문제가 된 이 후보의 2000년 광운대 강연을 촬영한 곳은 여씨가 대표인 서울 강서구의 온라인 교육콘텐츠 제공업체인 H미디어다.

여씨는 이 후보의 발언 내용이 담긴 동영상이 회사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평소 알고 지내던 김씨와 “정치권에 이를 넘겨 돈을 벌자”고 공모했다. 경남 지역의 한 생명공학 관련 연구업체 대표인 김씨는 다시 자영업자인 곽모(54)씨를 끌어들였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수십, 수백억원의 큰 돈을 운반하기 위해 곽씨를 불렀다”며 “여씨와 곽씨는 서로 모르는 사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 등 3명은 공갈 협박 혐의로 입건됐다. 이와 관련, 이들로부터 거래 제의를 받았던 이회창 후보측 김정술 변호사는 “이들은 (협박이 아니라) ‘비즈니스’정도로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압수한 CD의 동영상이 이날 대통합민주신당이 공개한 것과 동일한 것임을 확인했다. 경찰은 17일까지 이들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하지만 정확한 수사내용에 대해선 “민감한 사안이라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어 ‘정치권 눈치보기’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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