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실시된 17대 대선 투표율이 사상 최저인 62.9%로 잠정 집계됐다.
중앙선관위원회는 이날 오후6시 투표를 마감한 결과, 총선거인수 3,765만3,518명 중 2,369만6,269명이 투표에 참가, 투표율은 62.9%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투표율은 직접선거로 치러진 11번의 대선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기존에 최저 투표율이었던 2002년 70.8%보다도 7.9% 포인트나 떨어진 것이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선 이후 대선 투표율은 87년 13대 대선 때 89.2%를 기록했으나 92년 14대 81.9%, 97년 15대 80.7%, 2002년 16대 70.8%로 하향추세가 이어졌다.
17대 대선 투표율이 이처럼 저조한 것은 이명박 당선자가 선거 운동기간 내내 40% 이상의 높은 지지율로 독주하면서 투표일 직전까지 2위인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의 격차가 줄어들지 않자 유권자들의 관심이 떨어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16대 대선의 행정수도 이전과 같은 유권자들의 이해관계와 직결되는 정책 쟁점들이 부각되지 않은 것도 투표의지를 무디게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네거티브 선거전이 격화되면서 유권자들의 정치냉소주의를 불러일으켰고, 특히 선거연령을 만 19세로 한 살 낮췄지만 젊은 층의 투표 참여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투표율 저하의 한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한귀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실장은 “지난 대선에서는 계층별, 지역별, 세대별로 대결구도가 형성됐지만 올해는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이러한 갈등구조가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지역별로는 한나라당 이명박 당선자의 연고인 경북이 68.5%로 가장 높았고, 대통합 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출신지인 전북이 66.9%로 뒤를 이었다.
이어 대구 66.8%, 전남 64.7%, 울산 64.6%, 경남 64.1%, 광주 64.3%, 서울 62.8%, 강원 62.6%, 부산 62.1%, 대전 61.5%, 충북 61.3%, 경기 61.1%, 제주 60.9%, 충남 60.3%, 인천 60.3% 순이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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