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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로 본 2007 한국경제] ③ 버냉키 서브프라임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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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로 본 2007 한국경제] ③ 버냉키 서브프라임 사태

입력
2007.12.2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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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에게 ‘위기는 곧 기회’였다. 얼마 전 비즈니스위크지(10일자)의 표현대로, 그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이라는 위기를 타고 일약 ‘2007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 됐다.

비로소 전임자 앨런 그린스펀의 그늘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도 받는다. 그가 쥔 무기는 일견 단순(금리인하ㆍ동결ㆍ인상)하지만, 전세계 투자자들은 그의 몸짓과 표정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 안달이다.

이미 글로벌 경제에 편입된 한국 투자자에게도 그는 더 이상 먼 나라 중앙은행장만이 아니다.

올해 7월부터 전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한 서브프라임 사태는 원래 2005년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미국의 집값과 치솟는 대출금리를 견디지 못한 저신용 주택대출자, 그리고 이들에게 돈을 빌려준 모기지회사들의 위기였다. 전체 모기지 중 서브프라임 비중은 고작 10%였지만, 파괴력은 놀라웠다.

모기지 회사들이 대출자금 마련을 위해 발행한 고수익, 고위험 담보채권이 신용평가사들의 부실 평가로 포장돼 헤지펀드로, 다시 수익증권 형태로 전세계에 팔렸다.

여기에 각종 파생금융 상품으로까지 가공돼 확산된 결과, 지금은 ‘아무도 부실 규모를 모르는’ 웃지 못할 현실을 맞았다. 미국은 물론, 유럽의 대형 금융사들까지 앞 다퉈 수십억달러씩의 손실을 고백하고 있다.

버냉키는 9월의 파격 인하(0.5%포인트)를 비롯, 모두 3차례에 걸친 금리인하를 통해 신용경색으로 얼어붙은 시장 살리기에 나섰다.

막대한 유동성 자금도 풀었다. ‘스스로 위험을 자초한 투기행위를 정부가 구제해 줄 수 없다’는 도덕적 소신도, ‘중앙은행의 1차 임무는 물가안정’이라는 직업적 소신도 굽혔다.

하지만 이번엔 고유가로 촉발된 인플레이션이 그를 가로막고 나섰다. 저성장에 고물가가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는 버냉키를 점점 진퇴양난의 늪에 빠뜨리고 있다.

올해 버냉키가 기회로 삼았던 위기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그가 그린스펀을 넘어 진정한 지구촌의 ‘경제대통령’이 될지, 세계가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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