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화재로 오페라 <라보엠> 과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 공연 일정이 취소된 데 이어 대형 뮤지컬 공연의 중단 또는 취소 사태가 잇달아 성수기를 맞은 연말 공연계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호두까기> 라보엠>
공연중단 사태는 무리한 일정과 준비 부족으로 인한 것이어서 공연계의 신뢰도 추락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16일 저녁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예정됐던 뮤지컬 <맘마미아!> 공연 취소소동은 제작진의 안이한 정비가 원인이었다. 맘마미아!>
제작사 측은 “오후 3시 공연 이후 무대 자동화 장치가 이상한 사실을 발견했으나 미약한 것으로 판단, 제때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공연 진행을 위한 핵심장치가 고장 났는데도 대응을 소홀히 해 결국 이를 모르고 찾아온 관객들만 피해를 보게 된 것이다.
제작사와 극장측은 공연이 늦어진다는 안내방송만 되풀이하다 관객들의 항의를 받자 공연 시간 20분이 지나서야 무대장치 고장으로 공연을 취소하겠다고 알리는 무성의한 모습을 보였다. 공연이 취소되자 관객 1,000여명이 거세게 항의해 극장 입구는 한 시간 넘게 혼잡했다.
이에 앞서 13일 저녁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의 공연이 있던 잠실 실내체육관에서는 음향 장비 불량으로 2막 도중 공연이 중단돼 ‘최초의 오리지널팀 내한’이라는 광고 문구를 무색케 하며 대규모 환불 요구가 이어졌다. 지저스>
대형 공연의 잇단 사고를 지켜본 전문가들은 공연계가 양적으로 급팽창하면서 안정적인 프러덕션 운영의 노하우를 갖추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며 공연계의 시스템을 보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뮤지컬 평론가인 원종원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영국이나 미국 등지에서는 충분한 프리뷰 기간을 거친 장기공연이 일반화돼 있어서 정식 공연에서는 기계적 결함으로 인한 실수를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콘텐츠 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장기공연을 정착시키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뮤지컬 평론가 조용신씨는 “공연 시장이 커지면서 좀 더 스펙터클한 공연을 원하는 관객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배우 뿐만 아니라 무대 자동화 장비에 대한 노하우가 있는 기술 인력 양성에도 눈을 돌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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