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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한진, 항공 라이벌 ‘지상 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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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한진, 항공 라이벌 ‘지상 확전’

입력
2007.12.2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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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비행을 계속하던 금호아시아나그룹과 한진그룹이 그룹의 명운을 쥘 ‘랜딩기어’를 내렸다. 활주로의 최종 종착지는 대한통운. 누가 주인이 되느냐에 따라 그룹의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이라는 양대 항공사를 통해 치열한 ‘공중전’을 벌여온 두 그룹이 최근 대한통운 인수를 위한 ‘지상전’까지 벌이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날카로운 창을 쥐었다면 한진그룹은 견고한 방패를 들고 겨루는 형세다.

지난해 말 시공능력평가 1위인 대우건설을 전격 인수하며 자산총액(2006년 기준)에서 간발의 차로 한진그룹(22조2,200억원)을 제친 금호아시나그룹(22조8,700억원)은 자산 규모 1조5,000억원의 대한통운 인수로 ‘재계 7위 굳히기’에 들어간다는 입장인 반면, 한진그룹은 뒤집기를 통해 국내 최대 물류기업으로서의 명예를 회복한다는 각오다.

물고 물렸던 공중전

두 그룹은 대한통운 인수전에 들어가기 전인 올해 초부터 치열한 공중전을 펼쳐왔다.

아시아나항공이 1월 파리노선 신규 취항권을 얻어내자, 독점권을 누리던 대한항공은 “국익에 손해가 나는 결정”이라고 강력 반발하는 등 신규노선 증편을 놓고 신경전을 벌여왔다.

최근에도 자사가 속한 항공동맹체 규모를 놓고 1위 공방전을 펼쳤다.

대한항공이 지난달 자사가 속한 ‘스카이팀’이 중국 남방항공의 합류로 세계 최대의 항공동맹체가 됐다고 발표하자, 아시아나항공은 한달여 만에 중국에어차이나와 상하이항공의 합류로 ‘스타얼라이언스’가 1위로 올라섰다고 맞불을 놓았다.

또 대한항공이 지난달 저가항공사 진출을 선언하자,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의 운항경험을 그대로 인정해 저가항공사를 허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반발하기도 했다.

대한통운 지상전으로 확대

연말에 접어들면서 양 그룹의 공방은 지상전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11일 국내 1위 물류기업인 대한통운 인수 의향서를 나란히 제출하며 본격적인 세대결에 들어간 것.

두 그룹은 인수의향서 제출 이전부터 물밑 경쟁을 벌였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삼구 회장이 직접 나서 인수 의사를 공개 천명할 만큼 공격적이었고, 한진그룹은 끝까지 연막작전을 펴며 치밀한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다가 전격적으로 인수전에 나섰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박 회장은 15일 언론을 통해 “한진그룹이 가장 무서운 상대”라고 할 만큼 서로를 경계하고 있다.

증권가와 언론을 통한 인수 명분 공방도 치열하다. 한진그룹 측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 인수 후 자금여력이 풍부하지 않다”는 점을 집중 부각하고 있는 반면, 금호아시나그룹은 “대한통운과 ㈜한진의 사업영역이 많이 중복돼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대한통운 인수 여부는 내년 1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을 통해 2월에 결판이 난다.

‘재계 7위’ 자리를 내놓느냐 빼앗느냐를 결정하는 상황에서 누가 최종 승자가 될지 재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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