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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인들 미국 원정쇼핑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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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인들 미국 원정쇼핑 붐

입력
2007.12.2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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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 약세로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높아진 유럽인들이 미국에 와 물건을 휩쓸어가는 이른바 ‘원정 쇼핑’이 성행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5일 영국인 마가렛 드라고넷이 4명의 조카와 함께 지난주 미국 뉴욕을 방문, 6개의 대형 여행용 트렁크를 포함한 11개의 가방에 각종 T셔츠와 게스 시계, 패션 신발 등을 가득 담아서 돌아갔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달러화 약세로 영국 파운드화의 가치가 1파운드당 2.03달러까지 치솟자 파운드를 들고 미국으로 와 그들의 구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것이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여름 휴가철인 8월에 뉴욕을 방문한 영국인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2%가 늘었다면서 유럽의 블루 칼라 근로자들도 미국 여행 및 쇼핑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달러화 가치가 떨어졌다고 전했다.

스페인의 버스 공장 노동자인 이나키 베니토는 최근 친구와 함께 2주동안 뉴욕을 방문, 한 아파트에 머물면서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관람하고 쇼핑의 즐거움에 흠뻑 빠졌다가 귀국했다. 뉴욕타임스는 유럽인들의 원정 쇼핑 때문에 뉴욕에 ‘세계에서 가장 멋진 할인매장’이라는 수식어가 새롭게 추가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의 비교에 따르면 런던에서는 120달러인 청바지와 250달러인 신발이 뉴욕에서는 각각 58달러와 150달러이고 영국에선 4.8달러인 스타벅스 커피를 뉴욕에서는 3.75달러에 마실 수 있다.

미국을 남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지역처럼 ‘값싸게 물건을 살 수 있는 곳’으로 여기는 사람들은 유럽인들뿐만은 아니다. 달러화는 지난달 유로당 역대 최저인 1.48달러까지 가치가 떨어졌을 뿐 아니라 캐나다 달러에 대해서도 2002년초에는 미국 1달러당 1.614 캐나다 달러이던 것이 지금은 1대1로 가치가 바뀌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캐나다와 인접한 디트로이트 지역에 4개의 쇼핑센터를 소유하고 있는 토브먼센터는 이달초부터 캐나다에서 오는 쇼핑객들을 실어 나르기 위해 리무진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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