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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의 마지막 금싸라기’ 한전 부지 개발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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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의 마지막 금싸라기’ 한전 부지 개발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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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2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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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코엑스냐, 아니면 제2의 타워팰리스냐.’

서울 강남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꼽히는 7만9,341.9㎡(약 2만4,000평) 규모의 한국전력 삼성동 본사 부지 개발사업을 놓고 대형 기관과 대기업들이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 부지 개발사업에 직ㆍ간접적으로 참여 의사를 표명한 곳은 한국무역협회와 삼성물산 등 대기업을 포함해 3~4개사에 달한다.

이들은 한전과 정부가 부지 입찰에 나설 경우 곧바로 수주전에 뛰어들기 위해 사업성 검토를 이미 끝내고 물밑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개발권을 누가 따느냐에 따라 사업 향방은 180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무역협회는 공공성과 전시사업 육성을 내세우며 ‘제2의 코엑스’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반면, 나머지 대기업들은 타워팰리스와 같은 대규모 주상복합단지 개발을 통해 막대한 차익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개발 취지가 애초부터 극명하게 갈리는 셈이다.

한전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무역협회는 강남의 핵심 부지를 무분별하게 고층 아파트로 개발하기보다는 국제적인 컨벤션센터로 육성하자는 입장이다.

실제 이희범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최근 직원들에게 “한전 부지 개발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역협회는 코엑스 건너편에 위치한 한전 부지를 지하로 연결, 연면적 12만5,620㎡ 규모의 코엑스 몰과 연계해 지하 쇼핑센터를 건립하고, 지상에는 컨벤션센터와 전시장을 지어 제2의 코엑스로 육성한다는 복안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무역협회의 개발 취지는 한전과 정부의 개발방침과도 맞닿아 있다. 한전 고위관계자는 “코엑스 전시면적이 현재 포화 상태인데다 건물도 노후화해 무역협회 입장에선 제2 코엑스를 첨단으로 지을 경우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한전과 코엑스 사이 넓은 도로의 방대한 지하 공간을 개발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물론 삼성물산 등 대기업들은 막대한 개발이익이 예상되는 ‘제2의 타워팰리스’를 꿈꾸고 있다. 한전 삼성동 부지는 평당 6,000만~6,5000만원을 호가하는 강남 최고의 금싸라기 땅이다.

더욱이 부지 규모가 도곡동 타워팰리스(7만3000㎡)보다 넓고, 삼성동 아이파크(3만2259㎡)의 2.5배나 된다.

부지 매입 비용만 1조5,000억~2조원에 달하지만,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를 지을 경우 단숨에 강남의 랜드마크로 부상하면서 1조~2조원의 개발이익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한전 부지에 고층 아파트를 지을 경우 땅값만 최소 3조원 정도로 치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욱이 한전 본사 부지는 상업용이 3,300㎡, 나머지 7만5,941㎡는 주거용이어서 대단위 주상복합단지 개발이 가능하다.

실제 한전 본사 부지를 주거용 건물로 분양할 경우, 강남구 평균시세인 평당 약 3,500만원, 평당 건축비 350만원, 용적률 200%를 가정하면 1조5,000억원의 개발이익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재 한전 본사 부지는 장부가 4,500억원, 공시지가 기준 6,500억원이어서 숨어있는 자산가치는 1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개발 방향을 놓고 양측의 신경전이 치열하지만, 현재로선 무역협회의 구상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한전 관계자는 “땅 팔고 지방으로 내려가는 입장이므로 매입한 쪽에서 무엇을 할지는 우리가 얘기할 바 아니고, 매매 가격만 맞으면 된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정부의 의지가 중요한 만큼 우리는 정부 계획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한전 이전의 목적이 도시 과밀화 분산에 있으므로 제2의 코엑스를 짓는다는 구상이 정부 입장에서도 고려해 볼 만한 대안 중 하나가 아니겠느냐”고 말해 고층 아파트 건립 계획에 부정적인 의사를 나타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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