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선한 한국 탁구에 ‘천재’가 등장해 새로운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조선족 출신 남자 탁구 기대주 정상은(17ㆍ동인천고)이 ‘만리장성’의 벽을 허무는 기염을 토해냈다.
정상은은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서 열린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남자단식 결승에서 중국 수루이펑에게 4-2로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했다. 2003년 창설된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하기는 처음이다.
중국 옌볜 출신인 정상은은 지난 2005년 11월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여섯 살 때부터 라켓을 잡은 그는 중국 북반구 대회 13세 이하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중국에서도 기량을 인정 받은 ‘될성부른 떡잎’.
2005년 국내 여행사에 취직한 어머니를 따라 한국 국적을 얻으면서 정상은의 ‘코리안 드림’은 시작됐다.
태극마크를 달게 된 정상은은 지난 5월 아시아주니어선수권 대표 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했고 7월 주니어선수권 남자 단체전에서 중국을 3-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 데 힘을 보탰다.
탁구 최강인 중국에서 어릴 때부터 배운 기술 덕에 또래 선수들보다 확실히 한 수 위의 기량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유남규-현정화 남녀 대표팀 감독 동반 사퇴 등 내홍을 겪고 있는 국내 탁구계는 모처럼 만의 낭보를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천영석 대한탁구협회장은 “정상은은 앞으로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기대주”라면서 “실현 가능성은 아직 높지 않지만 내년 베이징올림픽 출전도 노려볼 수 있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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