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대 2년 김모(23)군은 은행에서 걸려오는 전화가 두렵다. 아버지가 몸져누워 졸지에 가장이 된 그는 올 1학기에 학자금 대출을 받았는데, 가끔 이자가 연체되고 있기 때문. 그는“월 이자 2만~3만원이 없는 처지가 비참해 2학기엔 휴학까지 했다”며 “내년에 복학하려 해도 이자가 더 오른다고 하니 엄두가 안 난다”고 하소연했다.
#A대 예술대에 다니는 김모(23)양은 총 5번(2,500만원)의 학자금 대출을 받았다. 한달 이자만 20만원이 넘고, 내년 1학기에도 대출을 받아야 할 형편이다. 그는“이자는 자꾸 쌓여가는데 이율마저 또 오르면 어떻게 감당하느냐”고 울상을 지었다.
시장금리 상승세의 불똥이 학자금 대출로 튈 전망이다. 당장 등록금을 빌려야 하는 대학생과 학부모는 우울하다. 거치기간(10년)이 길고, 한 학기 당 최대 500만원까지만 빌릴 수 있어 실제 이자비용은 적지만 형편이 어려워 매 학기마다 대출을 받아야 하는 이들에겐 몇 만원의 차이가 삶의 진로를 바꾸는 위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내년 1학기 학자금 대출 금리는 7%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 학자금 대출의 이자는‘기준금리(5년 만기 국고채 금리)+ 가산금리’ 로 책정되는데, 교육부와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17일 현재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5.92%로 올 2학기보다 0.54%나 올랐다. 더구나 내년 1분기까지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문제는 이자를 낮출 요인이 사라졌다는 것.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기준금리 인상 충격을 줄이기 위해 계속해서 가산금리를 낮추는 방법을 썼지만 현재 가산금리(1.28%포인트)는 마지노선이라 추가 인하 여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내년 1학기 학자금 대출 이자는 17일 기준으로 단순계산하면 7.2%(5.92%+1.28%)에 이른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심혜이 인턴기자(중앙대 정치외교학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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