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BBK 설립 발언 CD동영상을 놓고 17일 각 후보진영은 이틀째 사활을 건 공방을 벌였다. 이명박 후보측은 신당과 CD 협박범의 뒷거래 의혹에 대한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며 "신당이 협박범과 공조해 공작정치를 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반면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무소속 이회창 후보측은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자격이 있느냐"며 이명박 후보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사기꾼에서 공갈꾼으로 이어지는 신당의 네거티브, 뒷다리걸기 대선이 정점에 이르고 있다"면서 "이는 국정파탄세력과 범죄자가 일으킨 주권행사 방해행위이자 대선 방해행위"라고 말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신당은 공갈범과 기획거래를 하려고 했다"며 "도대체 얼마에 그런 거래를 한 것인지 경찰은 정치적 배후를 철저히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나 대변인은 ▦정봉주 의원이 언제, 어디서, 몇 차례 공갈범을 만났는지 ▦정 의원 이외에 누가 더 공갈범을 접촉했는지 ▦ 정 후보와 공갈범은 언제 무슨 내용으로 통화했는지 ▦한나라당과 공갈범의 만남을 미리 알고 악용하려 한 것은 아닌지 ▦공갈범의 CD를 언제 입수했고 대가는 없었는지 분명하게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신당 최재성 원내대변인은 "한나라당은 CD를 갖고 흥정하다 체포된 사람을 공갈범이라고 몰아붙이면서 그 사람이 정봉주 의원에게 한 말을 진실이라고 떠벌리는 고무줄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며 "역시 공작정치의 원조당"이라고 반박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한나라당은 높은 지지율에 의지해 모든 진실을 덮어버리려 했다"며 "하지만 이제 이명박 후보가 무너질 수밖에 없는 충분한 한방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회창 후보측 이혜연 대변인도 "이명박 후보는 특검이라는 꼼수를 기다리지 말고 즉각 사퇴하라"고 목청을 높였다.
BBK 동영상을 둘러싼 막판 지면 광고전도 다시 후끈 달아올랐다. 신당 정동영 후보 광고에는 또다시 이명박 후보가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신당은 CD에 담긴 이명박 후보의 2000년 광운대 강연 장면과 'BBK는 나와 무관하다'는 지난 달 관훈클럽 토론회 발언을 대비시키며 "거짓이 탄로났다. 이제 책임을 지고 후보를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이명박 후보가 "국민 앞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며 특검을 수용한 사실을 광고로 알렸다. 특히 이 광고에서 이 후보는 "저들은 온갖 음해와 공작으로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그렇다면 저들이 원하는 방법대로라도 진실을 끝까지 밝히겠다"고 주장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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