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구 / 살림'르 몽드'를 통해 본 프랑스 지성의 힘
1944년 12월 18일 프랑스의 대표적 일간지 르 몽드가 창간됐다. 올해로 창간 63주년, 영국의 더 타임스(1785년)나 미국의 뉴욕타임스(1851년), 같은 나라의 르 피가로(1826년)와 비교해도 한 세기도 훨씬 더 뒤에 생긴 신문이지만 르 몽드는 프랑스는 물론 세계의 언론을 대표하는 권위지다.
발행부수 불과 37만여부(2005년 기준), 1,300~1,400만부씩 찍어내는 일본 신문들이나 한국의 몇몇 신문들과도 비교가 안 되지만 르 몽드가 가지는 언론으로서의 무게는 결코 발행부수로 따질 수는 없는 것이다.
르 몽드의 창간은 1944년 8월 나치의 점령에서 해방된 프랑스를 대표하는 신문을 만들려던 드골의 지원에 따른 것이었다. 드골은 당시로서는 거액인 1만 프랑을 르 몽드에 빌려줬다. 정부 돈을 받았으니 ‘관제 언론’인 셈인데, 르 몽드는 1년도 안돼 지원금을 모두 갚고 홀로서기를 선언했다.
그리고 이후 알제리 독립전쟁 등 주요 이슈에서 줄곧 드골 정부와 대립한다. ‘독립성’이야말로 르 몽드의 첫번째 존립조건이었던 것이다. 올해 6월 퇴임한 장-마리 콜롱바니 르 몽드 전임 회장은 “르 몽드는 ‘두 가지 적’에 대한 끊임없는 싸움을 통해 스스로를 건설했다”고 말했다.
첫번째 적은 ‘돈’, 곧 신문의 재정적 독립을 이야기한 것이다. 두번째 적은 ‘리얼 타임의 독재성’. 정치권력과 광고로 언론을 지배하려는 대기업들은 물론, 속보성만을 중시하는 정보통신의 영향에서 자유로운, ‘한 발 물러서서 성찰하고 분석할 수 거리’를 가진 지성지의 성격을 강조한 것이다.
<르 몽드> 는 이처럼 프랑스의 지성과 문화를 지탱하는 언론의 힘이란 관점에서 르 몽드를 다룬, 국내의 젊은 연구자 최연구(41)가 쓴 작지만 알찬 책이다. 르>
하종오 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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