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연기 자욱한 토론과 사색의 공간.
프랑스를 상징하는 낭만적인 카페 풍경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운명이다.
내년 1월 1일부터 프랑스 전역의 음식점, 휴게 업소 등에서 흡연이 전면 금지됨에 따라 더 이상 프랑스의 카페에서 담배를 즐길 수 없기 때문이다.
프랑스 정부가 최근 예고한 금연 시행령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부터 카페 카지노 호텔 등에서 담배를 피우다 적발되는 손님은 68유로(약 9만원), 업주는 135유로(약 12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업소 내 흡연이 3회 이상 적발되면 업주는 영업 면허정지를 당한다.
‘카페 금연’은 당초 예정보다 1년 늦게 우여곡절을 거쳐 시행되는 것이다.
프랑스 정부는 올해 1월 카페를 비롯한 일반 접객 업소와 학교, 병원 등 공공 장소에서의 흡연을 전면 금지할 예정이었으나 언론과 시민 단체의 반대에 부닥쳤다.
비평과 담론의 생산지이자 철학과 사색을 꽃피우는 공간인 카페에서 흡연이 금지되면 프랑스의 고유한 문화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프랑스에서 카페와 담배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유럽의 지성’ 장 폴 사르트르가 줄담배를 피우며 집필에 몰두했던 파리 생 제르맹 거리의 플로르 카페는 지금도 철학 모임이 이뤄지고 있다.
올해 초 프랑스 정부는 카페 등 일반 접객 업소에서의 금연 조치를 2008년 1월 1일까지 유예하고 사회적 합의를 유도했다.
이민주 기자 m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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