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해상자위대의 미사일방어(MD) 요격실험이 18일 새벽(현지시간 17일 오전) 하와이 앞바다에서 실시됐다. 미국 이외의 국가가 해상에서 MD 요격실험을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일본 MD 시스템의 본격 가동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 ‘공고’는 이날 북한이 일본을 향해 발사한 것으로 상정한 탄도미사일을 함대공유도탄인 스탠더드미사일3(SM3)로 요격하는 실험을 했다.
미군이 수백㎞ 떨어진 곳에서 발사한 표적용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탐지ㆍ추적해 고도 100㎞ 이상의 대기권에서 격추시키는 내용이다. 미일 양국은 이날 실험의 성공을 위해 11월 레이더추적 실험을 실시하는 등 공동훈련을 반복해 왔다.
일본 방위성은 이를 계기로 다음달 초 SM3를 실전 배치하고, 동해에서 미군과 MD 공동 훈련을 실시하는 등 본격적인 MD 운용 단계에 진입할 계획이다. 이는 당초 예정보다 2개월 이상 앞당겨 MD 가동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일본의 MD 시스템은 크게 두 단계로 나뉜다. 일본을 향해 발사된 탄도미사일을 이지스함의 SM3가 대기권 밖에서 요격하는 단계와 이것이 실패했을 경우 지상의 지대공유도탄 패트리어트미사일3 (PAC3)가 최종 처리하는 단계다.
최후의 방패 역할을 하는 PAC3는 이미 3월 사이타마(埼玉) 이루마(入間) 기지에 첫 배치됐다. 일본 방위성은 2012년까지 전국 11개 자위대 기지에 16개 PAC3 부대를 구축할 방침이다.
일본 MD의 핵심인 해상자위대의 SM3도 이번 실험 이후 본격적으로 배치된다. 방위성은 내년 1월 실전 배치하는 공고호를 포함해 2010년 말까지 3척의 SM3 탑재 이지스함을 동해에 포진시킬 계획이다. 수도권 방위를 위해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스카(橫須賀)기지에도 SM3 장착 이지스함 1척이 배치된다.
미일 양국은 2014년 완성을 목표로 차세대형 SM3의 공동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여기에 경계관제레이더(FPS-5)등 신형 레이더 체제를 정비, 2010년께는 MD 시스템을 대체적으로 완성시킨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2003년 12월 MD 시스템의 도입을 정식으로 결정한 일본 정부는 지난해 북한이 핵ㆍ미사일 실험을 강행한 이후 MD 구축을 더욱 서둘러 왔다. 그러나 일본의 MD는 기술ㆍ장비면에서의 지나친 미국 의존과 시스템 자체의 실효성 문제, 평화헌법 저촉 문제, 거액의 예산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 순탄치 만은 않을 전망이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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