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등 혐의로 구속된 부산지역 건설업자 김상진(42ㆍ구속)씨는 명품 넥타이 전용 소형 쇼핑백에 1,000만원 단위로 돈을 넣어 차량에 싣고 다니며 뇌물을 뿌려온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17일 부산지법 제5형사부 심리로 열린 정윤재(43ㆍ구속) 전 청와대 비서관에 대한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돈을 준 쇼핑백이 무엇이었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명품 A넥타이 소형 쇼핑백이 돈을 넣기에 적당해 백화점에서 수십 개를 구해 1,000만원 단위로 돈을 넣어 차량 트렁크에 두고 사용해왔다”고 밝혔다.
김씨는 “차량 트렁크에는 보통 1,000만원이 든 쇼핑백 2개 정도를 싣고 다녔으며, 지갑에도 수표로 2,000만~3,000만원씩을 넣고 다녔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지난해 12월31일과 올 2월22일 정 전 비서관에게 돈을 전달할 때도 미리 돈을 넣어둔 ‘소형 쇼핑백’을 전달하는 방법을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정 전 비서관은 “지난해 12월31일 지인들과 등산을 다녀온 후 집에 함께 있을 때 김씨가 찾아왔지만 돈을 받을 겨를이 없었다”며 혐의사실을 강력 부인했다.
김 씨는 “정 전 비서관이 먼저 전화를 걸어와 미안한 마음에 해를 넘기기 전에 돈을 전달했던 것”이라며 뇌물 전달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부산=김창배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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