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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지경' 편입학 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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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지경' 편입학 비리

입력
2007.12.2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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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인적자원부가 17일 발표한 서울 및 수도권 대학 13곳의 편입학 실태 특별조사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다. ‘설’로만 떠돌던 의혹의 상당 부분이 ‘사실’로 결론이 났기 때문이다. 특정 면접위원이 합격 을 좌지우지했고, 교직원과 입학관계자 자녀가 편법으로 버젓이 합격하는 등 편입학 비리는 주요 사립대에 만연했다. 이런 불법을 차단할 감시시스템은 찾기 힘들었다.

조사 대학 모두 문제 투성이

10월 정창영 전 연세대 총장 부인의 편입학 관련 금품 수수 의혹 사건으로 촉발된 이번 실태조사에서 13개 대학 모두 석연치 않은 문제점들이 발견됐다.

A대는 2명을 모집하는 2005학년도 일반 편입학 전형에서 면접위원 김모씨가 이 대학 박모 교수의 자녀에게 터무니 없이 높은 점수를 줬다가 수사 의뢰됐다. 이 학생은 당초 3순위였다가 김씨 덕택에 2위로 최종 합격했고, 2위였던 학생은 탈락했다. B대학도 특정 면접위원이 합격을 결정했다.

이 대학은 2007학년도 편입 전형에서 실기고사 채점위원 2명 중 1명이 일부 지원자에게 과도하게 높은 점수(90점)를 주고 다른 지원자에게는 낮은 점수(20~35점)를 부여해 90점을 받은 4명이 모두 합격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부정 입학 의혹이 아주 짙은 경우”라고 설명했다.

이해 관계에 있는 교직원 및 동문 자녀가 특혜를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C대학 입학관계자의 자녀 이모씨는 2006학년도 편입전형 영어시험에서 55점(만점은 100점)을 받아 탈락했으나, 올해에는 92점을 얻어 응시자 411명 중 14등으로 합격(모집인원 14명)했다.

이씨가 이 기간 지원한 다른 대학 편입시험 영어 성적이 52,5점, 62.5점, 72.5점에 불과한 점에 비춰보면 사전 문제 유출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D대학도 2005학년도와 2007학년도에 각각 일반편입과 학사편입으로 입학한 동문 자녀 2명이 형편없는 전공 필기 성적에 비해 서류와 면접에서 최고 점수를 받아 최종 합격했다.

거액의 기부금도 논란 거리다. 2005학년도 E대학 일반전형 합격자 임모씨는 1차 평가 12등, 2차 평가 7등(12명 모집)을 했으나, 합격 이후 부모가 학교에 5,000만원의 기부금을 낸 사실이 밝혀졌다. 또 2004학년도 이 대학 재외국민특별전형을 통해 편입한 신모씨도 1억원을 기부해 수사의뢰 대상 목록에 올랐다.

편입 제도 수술 불가피

대학가에서는 “예견된 결과”라는 반응을 보였다. 편입학 업무 대부분이 철저히 감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행 고등교육법은 선발 기준과 절차 등 편입학 관련 모든 사안을 대학 자율에 맡기고 있다. 전형 결과도 비공개가 원칙이다. 교육부는 모집 정원 준수 여부 등 점검 수준이 고작이다. 교육부가 편입학 전형을 하는 전국 190여개 대학의 부정이나 비리 고리를 밝히는 게 불가능한 구조다.

교육부는 내년 2월까지 편입학 전형 개선 계획을 내놓기로 해 어떤 내용이 담길 지 주목된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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