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1인당 생산대수는 도요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지만 평균임금은 도요타보다 202만원이나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7일 발표한 ‘주요기업 임금ㆍ생산성 조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 현대차의 1인당 생산대수는 도요타의 43%, 매출액은 40.8%, 영업이익은 22.2%에 불과했다.
그러나 1인당 평균임금은 현대차가 5,698만원으로 도요타의 5,496만원보다 오히려 높았으며, 대졸초임은 현대차가 도요타의 92.1%를 기록했다.
조립생산성(HPV: 대당 조립시간)을 기준으로 따져본 생산성은 포드 GM 혼다 도요타 등이 21.1~23.2시간이었으나, 현대차는 31.1시간, 기아차는 37.5시간으로 6개 기업 중 하위권에 머물렀다. 현대차의 생산성은 2003년 이후 꾸준히 하향곡선을 그려, 급격한 임금상승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2003년 현대차의 1인당 영업이익은 4,340만원에서 지난해 2,260만원으로 떨어졌으나, 같은 기간 1인당 평균 급여액은 4,700만원에서 5,700만원 안팎으로 증가했다. 이 같은 인건비 증가율은 도요타는 물론 닛산 미츠비스 등을 압도적으로 상회하는 것이다.
현대차는 고비용 문제를 해외사업장의 높은 생선성으로 상쇄시켜온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의 사업장별 HPV는 울산공장 35.7시간, 베이징공장 27시간, 인도공장 28시간으로 울산공장의 생산성이 가장 낮았다. 그러나 임금은 울산공장, 앨러배마공장, 베이징공장, 인도공장의 순으로 높았다.
1인당 국민소득이 한국보다 2.4배 높은 미국 앨러배마 공장 근로자의 평균연봉은 4만5,000달러로 국내 현대차 근로자 연봉보다 24%가 낮았다. 이로 인해 2004년 이후 3년 간 현대차의 매출액은 27조4,000억원에서 27조3,000억원대로 1,400억원이 감소했으나, 임금지급액은 2조6,000억원에서 3조1,000억원으로 4,800억원이 증가했다.
전경련은 “임금수준을 상회하는 생산성 증가가 이루어지지 못하면 제조업의 해외이전은 막을 수 없다”며 “선(先)성과 후(後)분배 원칙에 입각한 임금체계 수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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