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이명박 동영상’ 공개와 ‘이명박 특검법’ 통과로 이어진 대선 막판 변수의 파괴력은 얼마나 될까. 한나라당 이 후보의 대세로 굳어지던 막판 대선 판세를 흔드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선거법상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된 기간에 벌어진 일이라 여러 추측과 분석이 난무하고 있다.
각 후보 진영과 정치권은 동영상ㆍ특검법 효과가 민심에 본격 반영됐다고 보는 17일 여론조사 기관 등을 통해 민심 변화를 체크 했다. 그러나 분석은 천양지차였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동영상과 특검법은) 대선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며 “오히려 지지층이 결집하는 현상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막판 악재가 오히려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호재로 작용한 이른바 ‘92년 초원복국집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얘기다. 특히 한나라당에선“이 후보가 특검법을 수용하면서 동영상의 김이 빠졌다”는 해석도 나왔다.
반면 대통합민주신당 민병두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명박 후보는 상당히 의미 있는 수준의 낙폭과 변화가 예상된다”며 “반대로 정동영 후보는 표 이동과 결집으로 상승 폭이 매우 가파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투표율이 60%대 후반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여론조사 추이를 감안하면 정 후보가 40% 안팎으로 1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회창 후보측 강삼재 전략기획팀장은 이날 KBS라디오에 출연, “동영상 발표 이후에 민심이 점점 더 자리를 잡아가고 아마 선거 종반에 오늘 내일 충분히 기대해도 좋을 만큼 우리들은 아주 대약진을 할 것”이라며 “막판 역전극을 기대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각 진영의 기대 섞인 분석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분석을 뭘까. 이들의 공통된 예측은 “약간의 진동은 있겠지만 결과에는 영향이 없다”이다. 우선 유권자들이 마음을 바꾸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다. 그리고 1,2위간 격차가 너무 크다. 그리고 이 후보에게 실망한 표심이 찾아갈 마땅한 대안이 없고, 게다가 갈라져 있기까지 하다는 점이다.
미디어리서치 김지연 이사는 “너무 격차가 벌어져 있어 순위를 바꾸기는 힘들다”며 “다만 이 후보로서는 본인의 거짓말 의혹이란 점 때문에 이른바 ‘초원복국집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고, 어느 정도 지지세가 빠져 나가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KSOI 한귀영 연구실장은 “다른 후보 가운데 특히 정동영 후보의 경우 진보 냉담층을 투표장으로 불러내며 지지층 결집 효과를 볼 것”이라며 “하지만 이 후보 대세론을 뒤집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치컨설턴트 박성민씨는 “대선을 이틀 남겨둔 상황에서 이런 변수의 영향을 받아 움직일 수 있는 표는 상당히 제한적”이라며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은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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