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차기 행보로 총리직을 선택했다. 무성한 추측을 낳았던 러시아의 차기 권력구도가 결국 ‘메드베데프 대통령-푸틴 총리’ 시대를 맞게 될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은 17일 집권 통합러시아당 대회에서 “러시아 국민이 내년 대선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부총리를 대통령으로 선출하면, 총리직을 맡아 국정을 함께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3선 연임 금지 조항으로 내년 3월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하는 푸틴 대통령이 퇴임 후 행보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푸틴 대통령의 차기 행보를 두고 하원의장이나 총리, 혹은 국가안보회의 의장 등을 맡아 막후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개헌이나 조기 대선 등으로 획기적인 권력변화에 착수할 것이라는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돼왔다.
푸틴 대통령은 이와 함께 “대통령과 총리의 역학 관계의 변화를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이 총리가 될 경우 대통령 보다 아래에 있는 현 총리의 지위를 대폭 강화할 것이란 관측을 차단한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메드베데프 부총리가 푸틴 총리의 최측근인 만큼 푸틴 총리가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대통령과 총리의 이중권력 구조로 러시아의 정치체제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당 대회에서 통합러시아당의 대통령 후보로 메드베데프 부총리가 공식 지명됐다.메드베데프 부총리는 푸틴 대통령의 강력한 지원을 받고 있어 내년 3월 대선에서 이변이 없는 한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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