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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무대다] 결산 좌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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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무대다] 결산 좌담회

입력
2007.12.14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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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우리 무역 규모가 ‘7,000억’ 달러를 돌파한다.

연일 치솟는 유가와 원화강세 속에서도 이 같은 무역규모 달성은 대내외적으로 놀랄만한 업적으로 평가 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로써 홍콩을 제치고 세계 11위의 무역대국으로 올라서게 된다.

내년에는 수출이 올해 3,708억 달러를 넘어서 4,000억 달러 돌파가 전망되고 있어 ‘세계 무역 10강, 무역규모 1조 달러 달성’도 2010년이면 달성할 전망이다. 이런 비약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데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산업의 뿌리를 형성하는 중소 기업들의 노력이 뒷받침했기에 가능했다.

한국일보는 중소기업 육성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올해 초부터 1년간 열악한 환경 속에서 불굴의 도전 정신과 신기술 개발에 대한 의지 하나로 세계시장을 석권한 유망 중소기업을 발굴ㆍ소개하는 ‘세계가 무대다’라는 연중 캠페인을 실시했다.

‘작지만 강한’ 이들 유망 중소기업 시리즈를 마치면서 안팎으로 처해있는 수출 환경을 되돌아 보고, 향후 국내 중소기업의 나아갈 방향을 찾아보는 결산 좌담회를 가졌다. 좌담회에는 한국무역협회 고광석 전무, 산업자원부 홍석우 무역투자정책본부장, 코막중공업 조붕구 사장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었다.

참석자들은 “올해 수출에서 외형적인 성장을 이뤘으나 고유가와 원화강세로 수출 채산성이 악화되는 등 힘든 한해였다”고 진단한 뒤 “내년 신흥시장 공략과 수출 다변화, 정부의 중소기업 수출 지원책 확대 등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사회= 올해 우리나라 무역이 7,000억 달러를 달성했는데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또 아쉬웠던 점은 무엇입니까.

▲홍석우 본부장= 우리나라는 올해 하루 수출 규모가 10억 달러를 돌파하게 됩니다. 연말이면 홍콩을 제치고 세계 11위 교역 대국이 됩니다. 이제 우리 위에 있는 나라는 몇 개 나라 되지 않습니다. 올해의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더 많은 수출을 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마인드를 가져야 합니다. 기업이나 정부나 기관에서 세계적으로 움직여 주지 않으면 우리는 과거보다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고광석 전무= 1971년 연간 무역규모가 10억 달러였는데, 이제는 단 하루에 10억 달러씩 수출하고 있습니다. 질적인 면에서도 10년간 연속 수출 흑자를 내고 있습니다. 과거와 비교하면 엄청난 성과입니다. 악재가 많았는데 정부가 노력하고 기업들이 발벗고 뛰어 이를 극복했다는 데 큰 의미를 둘 수 있습니다.

▲조붕구 사장= 올해는 러시아 인도 등 세계시장 상황이 좋아서 실적은 지난해 보다 70% 신장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수익성입니다. 중소기업은 환율 하락에 거의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환율 하락 때문에 수익률이 상당히 안 좋아졌죠. 시기 적절하게 이런 문제점을 방어해 줄 수 있는 정책들이 있었으면 수익률이 조금이나마 더 좋아졌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고= 전체 산업의 수치적인 측면에서 보면 채산성 악화의 문제가 있습니다. 전체 물량 증가가 금액의 증가분 보다 큽니다. 이는 수출 단가가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채산성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은 환율입니다. 환율 문제는 올해에도 수출 기업들을 힘들게 했는데, 내년에도 큰 장애로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조= 원자재 가격 문제도 있습니다. 저희가 취급하는 철강은 올해 가격이 50% 이상 올랐습니다. 시장 내부적으로 소화해야 하는데 한계점에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원자재 공급처들은 대부분 대기업들인데 이들은 가격을 올리는데 협상이라는 게 없습니다. 일방 통보식입니다. 이에 중소기업들은 속수무책입니다. 원자재 가격 인상에 방어할 수단도 없습니다. 환율에는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고, 그야말로 샌드위치 압박이죠.

▲고= 우리가 수출하고 있는 주력상품 5개중에서 3개 품목(승용차·선박·기계)이 철강을 많이 쓰는 업종입니다. 올해 10월까지 철강 수입이 36% 정도 늘었습니다. 이는 수출을 하기 위해 철강 수입이 많았고, 원가 압박이 심했다는 얘기입니다. 특정 산업의 입장에서는 더 힘들었다고 볼 수 있죠.

▲조= 수출 업체들 평균 수익률이 올해 현격하게 줄지 않았나요?

▲고= 네. 평균 영업 이익률이 지난해엔 6.2%였는데 올해는 5.4%로 줄었습니다. 대기업에 비해서 중소기업이 더 힘들었습니다. 대기업의 평균 수익률은 6.5%에서 5.8%, 중소기업은 3.1%에서 2.8%로 줄었습니다. 충격은 중소기업 쪽이 더 많이 받았죠.

▲홍= 환율이 문제가 되는 것은 사실이고 정부도 이에 대해 우좡構?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환율절상에서는 수출이 이루어지기가 어려운데, 기업이 시장을 다변화하려는 노력을 했기 때문에 환율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유럽, 자원 개도국에 수출을 많이 했습니다. 또 생산성 향상을 통해서 일부품목은 우리가 주도적으로 가격을 결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의 달러가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줄어 들었습니다.

▲사회= 우리 경기 싸이클이 짧아졌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내년 경기가 나빠지지 않겠냐는 시각이 있는데, 내년의 무역 여건과 환경은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홍= 외환위기 상황에서도 경기 성장 전망률을 낮췄습니다. 우리도 성장률을 5%로 예상은 하고 있습니다. 내년에 우려되는 것은 ‘미국 경기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부터 자유로울 것인가’, ‘중국의 인플레가 얼마나 크게 이루어질 것이냐’ 하는 문제입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영향의 규모를 현재로서는 예측하기가 힘듭니다. 아주 극단적인 상황으로 가지 않는다면 우리나라에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직격탄을 주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미국이 경제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이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고= 불안 요인들은 있습니다. 내년이 올해보다 나아진다기 보다 어려움 속에서 유지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조= 중소기업들이 환율 원자재 상승 등 어려움 속에서도 효율성·생산성 증가 노력 등 내부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여 대외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내년엔 환율이 급격하게 하락하지 않는다면 수익성이 좋아질 전망입니다. 지금 중동과 신흥 국가들의 경기 확장 중이기 때문에 특수를 분명히 누릴 거라고 생각합니다.

▲고= 유가 문제나 원자재 문제는 우리만 직격탄을 맞은 게 아닙니다. 경쟁 국가들도 영향을 받았습니다. 심각한 것은 환율 문제 입니다. 우리만 계속 원화 강세가 계속되고 있지 않습니까. 환율 문제를 이야기 하다 보면 ‘맨날 환율 타령이냐’ ‘잘 되고 있지 않냐’는 얘기가 나오는데 겨울에 한강이 얼었다가도 날이 포근해지면 모르는 사이 얇게 얼었던 강이 녹아 위험해 지지 않습니까. 환율이 계속 하락하다 보면 얼음이 녹아 발만 딛어도 빠져버릴 수 있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사회= 내년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 등 수출을 둘러싼 중요한 난제들이 있는데.

▲고= 전환기에는 항상 도약을 할 수 있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FTA 문제가 내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내년은 한ㆍ미 FTA가 비준을 기다리고 있고, 인도 중국 유럽과의 FTA도 협상이 대기하고 있는데 FTA로 ‘경제 고속도로’가 깔리면 기업들이 어깨를 펴고 달리는데 손쉬워 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FTA가 잘되면 내년 한해가 보람찬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홍= 7,000억 달러를 떠나서 1조 달러로 가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자체가 곧 세계화가 되어야 합니다. 이제는 지구 온난화·탄소 배출권 문제 같은 비롯한 환경 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이를 무역과 연관시키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FTA도 이런 맥락에 속합니다. 개도국과 후진국에 대한 지원도 국력에 맞게 적극적으로 해야 합니다. 이제는 마케팅이 중요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만의 유력한 전시회를 만드는 것도 필요합니다. 마지막은 글로벌화로 기업과 유관기관, 정부 모두가 글로벌 마인드를 가지는 것입니다.

사회=고재학차장 정리=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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