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의해 차기 대통령 후보로 지명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42ㆍ사진) 제1부총리가 “푸틴이 내년 대선 이후 총리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메드베데프 부총리는 11일 현지 TV ‘베스티’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이후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 정부를 맡아줄 것을 요청할 것”이라며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만큼 능력 있는 정부를 유지해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BBC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메드베데프 부총리는 푸틴 대통령이 10일 공개적으로 차기 대선 후보로 지목한 인물. 그는 푸틴에 대한 충성심이 각별하고 당내 독자적인 파벌이 없다는 점에서 17일 집권 여당인 통합러시아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당내 정치적 배경이 약한 메드베데프를 내세우고 그 뒤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계속 행사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대통령 3선 연임을 금지한 러시아 헌법상 푸틴 대통령은 내년 3월 대선에 출마할 자격이 없다. 그러나 푸틴은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계속 밝혀온 터라 자신의 심복이 제안한 차기 총리직을 수락할지는 미지수다.
한편 메드베데프 부총리는 이날 인터뷰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푸틴 정권이 8년간 거둔 성과를 실질적인 프로그램으로 전환시키겠다”며 “건강, 교육, 주거 문제 등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현재 러시아 국민들은 정부가 오일달러로 벌어들인 수익의 일부를 연금과 구 소련 붕괴 이후 중단된 인프라 확충에 사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김회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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