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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코지 실리외교 역풍에도 마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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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코지 실리외교 역풍에도 마이웨이

입력
2007.12.14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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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노골적인 세일즈 외교를 두고 프랑스 사회가 들끓고 있다.

30여년만에 프랑스를 방문중인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로부터 한 보따리의 선물을 안았지만, 리비아의 인권 문제를 덮어주는 레드카펫을 깔아줬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논란은 명분과 실리, 목적과 수단, 지식인의 이상과 정치인의 현실이란 고전적인 논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간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노골적인 ‘구애’ 등으로 쌓였던 사르코지 대통령에 대한 불만이 이번 가다피 방문으로 정부 일각에까지 확산된 양상.

라마 야드 프랑스 인권담당 차관은 10일 일간지 ‘르 파리지앵’과의 인터뷰에서 카다피 원수의 방문을 겨냥해 “프랑스는 그의 발에 묻은 범죄의 피를 털어내는 흙떨개가 돼서는 안된다”며 “죽음의 키스를 받아서는 안된다”고 격렬하게 비판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야드 차관을 엘리제궁으로 불러 질책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신년 개각에서 야드 차관이 쫓겨날 것이란 얘기도 벌써부터 돌고있다.

사르코지 비판의 선두에 선 철학자 베르나르 앙리 레비도 “국제 테러리스트를 국빈 자격으로 초청한 것을 잘못된 일이다”며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반발이 확산되자 사르코지 대통령도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카페에서 커피를 음미하면서 흙탕물에 젖지 않은 채 자기 신념을 얘기하는 것은 참 편한 일이다”면서 ‘카페 엘리트’를 비아냥댔다.

그는 이어 “더 잘될 것을 바라면서 팔짱 끼고 집에만 앉아 있을 수 있느냐”며 “위험을 각오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인권과 민주주의 확산’이란 기치를 내걸긴 했지만, 취임 후 실제로 보여온 것은 철저한 실리 외교였다. “외교분야에서 명분도 중요하지만 프랑스 기업의 이익이 더 중요하다”는 것.

중국 방문시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은 채 수많은 계약을 성사시켜 달라이 라마 초청으로 홍역을 치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뚜렷한 대조를 보였고, 서방 정상으로는 거의 유일하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당선 축하 전화를 걸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돈 문제에 관한한 철저하게 프랑스 이익을 앞세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 같은 태도가 전통적 인권 선진국이란 프랑스 여론의 오래된 자부심과 충돌하고 있는 상황이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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