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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송 강원랜드 사장/ "도박장 인식 털어내고 가족 리조트 개발해 세계적 레저기업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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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송 강원랜드 사장/ "도박장 인식 털어내고 가족 리조트 개발해 세계적 레저기업 도약"

입력
2007.12.14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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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송 강원랜드 사장은 '혁신' '변화' 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최고경영자(CEO)다.

1977년 LG전자에 입사한 이래 30여년간을 전자분야에 몸 담으면서 LG그룹이 인수했던 미국의 가전업체 제니스, LG필립스 등의 구조조정을 처리했던 경력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그런 그가 강원랜드로 외도를 시도한 것도 삶 자체를 혁신하기 위한 일환이었다. 조 사장은 외국 출장 때 가끔 즐겼던 게 전부지 카지노와는 별 인연이 없었다.

지난해 강원랜드 사장 공모에 신청서를 냈을 때 주변에서 의아한 반응을 보인 것도 당연지사. 카지노의 '카'자도 모르는 데다 강원랜드는 정부 지분이 51%라 당시만 하더라도 퇴직 관료가 사장 자리를 독차지했기 때문이다. 승산이 없는 게임으로 보이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조 사장은 2004년부터 중국 TCL그룹 전자부문 수석운영관으로 근무하면서 카지노 산업의 저력을 충분히 체감했던 터였다. 그룹 본사가 마카오와 가까워 카지노를 즐기러 끝도 없이 몰려드는 관광객의 행렬을 자주 목격했고, 이 때 '카지노=도박'이라는 고정관념을 깼다.

그는 관광행렬을 볼 때마다 강원랜드가 항상 뇌리를 스쳤다. 그의 고향은 강원도 강릉. 관광자원 빼면 내세울만한 게 없는 고향을 생각하면 늘 안쓰러웠다.

더구나 강원랜드는 정부가 공식적으로 폐광촌 활성화를 위해 만든 레저단지인데도 단순히 '도박장'으로 비치는 것이 가슴 아팠다. 조 사장은 "카지노는 관광산업의 꽃인데도 대부분이 선악의 잣대로만 생각해 왔다"며 "수구초심의 마음으로 강원랜드를 키워보고 싶었다"고 공모 당시를 회상했다.

그의 혁신은 취임 직후 조직혁신으로 이어졌다. 먼저 회사 창립 이래 처음으로 매출과 이익이 동반하락 하는 게 '발등의 불'이었다. 그 동안 예산통제시스템 없이 방만하게 조직을 운영한 게 화근이었다.

그는 곧바로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전사적 비용절감 경영을 시작했다. 덕분에 지난해 예산을 600억원 가량 줄였다. 노사관계에서도 첫 무분규 임금협상을 이끌어냈다.

이뿐만 아니다. 그는 강원랜드를 가족리조트로 바뀌기 위한 계획을 차곡차곡 실천했다. 이를 위해 올해 7월 사명을 카지노 냄새가 물씬 풍기는 강원랜드에서 하이원으로 바꿨다. 지난해 스키장이 들어선 데 이어 2009년까지 가족단위 관광객이 즐길 수 있는 워터파크와 스파를 지을 계획이다.

석탄을 운반하던 도로를 활용한 승마 산악자전거 트레킹 크로스컨트리 등 다양한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시설도 들어설 예정이다. 조 사장은 해외 카지노 업체 인수와 게임 산업 진출도 노리고 있다.

하지만 그에게도 아쉬운 점은 있다. 여전히 강원랜드 하면 카지노와 도박 중독자를 연상하는 국민의 인식이다. 기관 투자자마저도 매년 매출액이 급증하는데도 도박산업이라는 이유로 투자를 꺼리고 있다.

게다가 정부 규제로 테이블과 슬롯머신을 늘리는 데 수년이 걸린다. 싱가포르는 34억달러(한화 3조 4,000억원)을 들여 센토사 해변 인근에 대단위 카지노 단지를 조성하고 있고, 마카오도 호텔 증설을 서두르는 등 외국이 카지노산업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과는 딴판이다.

조 사장은 "카지노는 집객력과 고용창출 효과가 뛰어나 관광수지 적자와 청년실업을 해소할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이라며 "이제 인식전환과 규제완화를 통해 강원랜드가 세계적인 레저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날개를 달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형영 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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