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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도 금리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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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도 금리 딜레마

입력
2007.12.14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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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과 미국 중앙은행의 처지는 꽤 닮아 있다.

공격적인 선제 조치에 나서기도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시장과 정면 대립하기도 쉽지 않다. 모든 것이 불확실성 때문이다. 두 나라 중앙은행이 시장을 제대로 읽고 주도할 수 있는 상황이 못 된다는 얘기다. 그러니 중앙은행의 위상이 제대로 설 수가 없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어정쩡한 타협을 선택했다. 시장이 원했던 0.5%포인트의 금리 인하나, 시장과 맞서는 금리 동결 조치의 중간 지점이다. 벤 버냉키 의장의 금리 정책은 신속하고도 강력한 금리 정책을 폈던 전임 앨런 그린스펀 의장과는 대조적이다. 한 발 늦고, 또 미온적이다.

물론 최근의 상황이 그만큼 예측과 대응이 쉽지 않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 금리를 공격적으로 내려 경기를 살리고 싶지만, 달러화 약세와 물가 상승 압력을 무시할 수 없는 사면초가의 상황이다.

한국은행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아니 미국보다 더 심할 수 있다. 아예 손과 발이 꽁꽁 묶인 상태다. 7, 8월 2개월 연속 금리를 올릴 당시만 해도 기세등등 했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가 본격화하면서 사정은 180도 달라졌다. 금리를 올릴 수도 내릴 수도 없는 처지가 됐다. 벌써 4개월째 동결 행진.

12월 통화정책 발표문에서도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어떤 언급도 없어 당분간 금리 동결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시장에 어떤 시그널도 던질 수 없는 곤혹스러운 상황이라는 얘기다.

한은 관계자는 "시중 유동성 증가세와 물가 상승 압력을 감안하면 금리를 인상해야 겠지만, 글로벌 경제 불안과 우리 경제의 성장 둔화 가능성을 감안하면 금리에 손을 댈 수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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