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그러진 듯한 얼굴 속에서 한 가닥 미소가 비쳤다. 54-52이던 종료 44초 전 양지희(15점 7리바운드)가 슛을 시도하다 자유투를 얻자 신세계 정인교 감독이 묘한 표정을 지었다. 기왕이면 슛도 들어가고 보너스 원샷을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자유투 2개가 모두 들어가자 정 감독은 오른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어 23초를 남기고 김정은(16점)의 골밑슛 성공으로 58-52가 되자 두 팔을 옆으로 쭉 뻗으며 큰 소리로 외쳤다. “야, 3점만 맞지마.”
신세계가 꼴찌 탈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부천 신세계는 11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V카드 2007~08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과의 경기에서 양지희 김정은의 분전에 힘입어 58-52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시즌 첫 2연승을 거둔 신세계는 3승10패로 5위 춘천 우리은행(4승9패)과의 승차를 1경기로 좁혔다. 반면 5연승 중이던 2위 삼성생명은 불의의 일격을 당하며 1위 신한은행과의 승차가 1.5경기로 벌어졌다.
3쿼터까지 40-40으로 맞선 신세계는 경기 종료 4분27초 전 허윤정에게 2점슛을 맞고 47-52까지 뒤졌다. 또 다시 4쿼터 역전패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듯했다. 그러나 3분59초 전 김정은의 2점슛, 2분43초 전 양지희의 골밑슛에 이은 보너스 원샷으로 동점을 만들며 희망을 살려나갔다.
삼성생명은 득점 1위 변연하가 단 10점에 그친 데다 이종애마저 5점에 묶인 게 패인이었다. 삼성생명은 경기 종료 4분27초 전부터 끝날 때까지 단 1점도 못 올렸을 만큼 막판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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