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TV에서 '제 친구는 에이즈 감염인입니다'라는 공익광고가 방영되고 있다. 감염인을 친구로 대하는 광고 속 장면이 우리 감염인의 꿈을 그대로 표현한 듯 하다.
1980년대 농구 스타 매직 존슨이 에이즈 홍보대사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케이트 톰슨은 올해 유엔에이즈계획(UNAIDS)의 선임고문이 돼 'HIV 감염자들의 사회참여 확대' 분야를 맡는 등 미국에서는 감염인이 당당한 사회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답답하기만 하다.
감염인인 내게 쏟아지는 비난은 감수하고서라도 주변 사람에게까지 미칠 충격과 여파를 생각하면 떳떳이 나설 용기가 나지 않는다. 우리나라에 에이즈가 발생한지 20년이 지났다.
약물 개발로 에이즈는 치료 가능하고 꾸준히 관리하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질환이 됐다. 에이즈가 공기나 접촉으로 감염되지 않으며 특정인만 걸리는 질환이 아니라는 사실도 사람들이 알게 됐다.
그러나 에이즈에 대한 무지와 그에 따른 차별, 편견은 계속되고 있다. 에이즈가 아니라 에이즈로 인한 사회적 고립과 자괴감이 감염인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에이즈 누적 감염인은 5,000명을 넘는다. 이런 상황에서 무조건 예방, 에이즈 감염인과의 분리만 강조해서는 나아질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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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ㆍ한국에이즈감염인협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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