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행운이 아닌 실력으로 이긴다.’
피겨 요정이란 별명이 어느덧 피겨 여왕으로 바뀐 김연아(17ㆍ군포수리고). 그는 올해 초까지 감히 동갑내기 맞수 아사다 마오(일본)를 이기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세계 최정상이었던 아사다의 실력은 김연아가 동경할 정도였다.
하지만 1년 사이에 실력이 부쩍 성장한 김연아는 이번에는 “꼭 이기고 싶다”는 목표를 내비쳤다.
김연아와 아사다가 오는 15일 새벽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벌어지는 2007~08시즌 국제빙상연맹 그랑프리 결승전에서 한판 대결을 펼친다. 아사다는 2005~06시즌에 우승했지만 지난 시즌에는 엉덩방아를 찧은 탓에 김연아에게 금메달을 빼앗겼다. 권토중래를 노리는 아사다와 2연패에 도전하는 김연아는 이번에야 말로 피겨여왕을 가린다.
김연아는 지난 3월 세계선수권에서 쇼트프로그램 역대 최고 점수(71.95점)를 세운 데 이어 지난달 그랑프리 5차 대회에서는 프리스케이팅 역대 최고 점수(133.70)까지 갈아치웠다.
세계 정상이라는 아사다의 최고 점수(69.50점, 133.13점)를 넘어선 것. 그러나 총점에서는 아사다가 앞선다. 여자로는 드물게 트리플 악셀(공중 3.5회전)을 구사하는 아사다는 역대 최고 점수(199.52점)를 보유하고 있다.
서로 우승을 노리는 이들은 꿈의 점수 200점에 도전한다. 200점은 공식 국제대회에서 단 한 번도 나온 적이 없다. 아사다가 지난해 일본선수권에서 211.76점을 얻었지만 국내 대회라 공인 받지 못했다. 김연아는 그랑프리 5차 대회에서 자신의 최고점수인 197.20점을 얻었다. 당시 더블 악셀(공중 2.5회전)을 실수하지 않았다면 최초의 200점대 선수가 될 뻔했다.
최고의 자리는 딱 하나 뿐이다. 피겨 여왕을 노리는 김연아와 아사다의 맞대결은 벌써부터 피겨 팬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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