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시즌 첫 2연패를 당한 원주 동부. 어느새 공동 2위 전주 KCC, 안양 KT&G에 턱밑까지 쫓기는 처지가 됐다.
하지만 동부 전창진 감독은 여유가 있었다. 아니, 여유라기보다 멀리 내다보고 있었다. 6라운드까지는 갈 길이 멀기 때문에 당장 한 경기를 잡기 위해 전력 투구하다가는 오히려 그르칠 수도 있다는 생각이었다. “게임을 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김주성과 레지(오코사)의 체력을 안배해주는 데 주력하겠습니다.”
11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벌어진 동부-삼성의 시즌 3차전. 동부는 오코사(19점 11리바운드)와 김주성(14점 7리바운드) 대신 카를로스 딕슨(18점 4어시스트) 카드로 승부를 걸었다. 딕슨은 철저하게 아이솔레이션(드리블이나 돌파능력이 뛰어난 선수가 1대1 공격을 하는 것)을 시도했다.
딕슨은 전반에만 양팀을 통틀어 최다인 14점을 넣으며 43-37 리드를 이끌었다. 딕슨 덕에 전반에 체력을 비축했던 김주성과 오코사는 3쿼터에 바통을 이어받았다. 김주성과 오코사는 높이를 이용해 집요하게 삼성의 골밑을 파고들었다. 외곽에서는 이광재가 3점포 3방을 터뜨렸다. 3쿼터가 끝난 뒤 스코어는 66-55.
동부는 4쿼터에서 상대 추격에 말려 종료 3분여 전 74-74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2분39초를 남기고 딕슨의 자유투 1개로 75-74를 만들더니 오코사 김주성의 연속 득점으로 종료 1분10초 전 79-74까지 달아났다.
동부의 82-74 승. 16승5패의 동부는 공동 2위 그룹과의 승차를 2.5경기로 벌렸고, 삼성은 2연승을 마감하며 공동 4위에서 6위로 미끄러졌다. 김주성은 역대 9번째로 정규시즌 1,900리바운드 기록을 작성했다.
삼성은 주득점원 이규섭이 발목 부상으로 나오지 못한 게 아쉬웠다. 삼성은 빅터 토마스(27점 7리바운드), 테렌스 레더(19점 12리바운드) 두 용병이 골밑에서 제 몫을 해줬지만 국내 선수들이 너무 부진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