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0일 차기 대통령 후보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42) 제1부총리를 지지했다고 AP통신이 이날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집권 통합러시아당, 공산당 등 총선에서 의석을 확보한 4개당이 메드베데프 제1부총리의 대선 출마 지지 의사를 밝히자 “메드베데프 제1부총리의 입후보에 관한한 나는 그와 17년 이상을 가깝게 지내왔다”면서 “그를 완전하고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국영TV 채널원을 통해 러시아 전역에 방송됐다.
이에 따라 메드베데프 제1부총리는 17일 집권 통합러시아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러시아 정치연구소인 인뎀 파운데이션의 유리 코르그누크는 “메드베데프 제1부총리는 푸틴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이 강하고 독자적인 파벌이 없다는 점에서 푸틴 대통령에게는 완벽한 후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 싱크탱크 집단인 사회시스템연구소의 예프게니 바도프스키는 “메드베데프 제1부총리는 러시아 보안 기관 출신이 아니라는 점에서 보다 자유스러운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그렇지만 모스크바 카네기 센터의 알렉세이 시도렌코는 “푸틴 대통령은 또 다른 경쟁 후보를 등장시켜 메드베데프 제1부총리를 무력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면서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마지막 깜짝쇼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메드베데프 제1부총리는 푸틴 대통령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옛 레닌그라드) 출신인데다 푸틴 대통령이 정권을 잡은 2000년 대선 캠프를 이끌었고 비서실장까지 지냈다는 점에서 그간 푸틴 대통령이 후계자로 가장 선호하는 인물로 거론돼왔다.
레닌그라드대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1991년 스탈린그라드대 법학 강사로 일하다가 이 대학에서 국제 협력 업무를 맡고 있던 푸틴 대통령에게 법률 자문을 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학구적이며 조용한 성격으로 알려진 그는 자신의 전공인 민법 관련 저서를 낸 적이 있다. 그는 러시아 최대 국영 석유가스 회사인 가즈프롬의 회장을 맡고 있으며, 만약 대통령에 당선되면 러시아 역대 최연소 대통령이 된다.
이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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