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현대모비스 상하이 기술시험센터 르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현대모비스 상하이 기술시험센터 르포

입력
2007.12.14 12:06
0 0

#1 실험실 한 켠에 고이 모신 투명 유리병 10여개. 아무리 들여다봐도 검게 탄, 흉측히 녹은 플라스틱 파편뿐이었다. 병 속에는 소중한 게 담겨있다는데… 다름아닌 자동차의 향기였다. '차도 냄새가 있나' 하는 의문이 생길 무렵 돌아오는 대답이 놀랍다.

"자동차 특유의 냄새에도 민감한 중국인을 위해 차 내부 재질의 향을 다양한 조건에서 실험합니다." 심지어 향수 감별사처럼 5명의 전문위원까지 두고 자동차 냄새를 감별ㆍ개발하고 있었다. 자동차 향 감별사가 잠정 결론지은 중국인이 선호하는 차 냄새는 '달지 않은 향기'였다. 세심한 정성과 노력이 느껴졌다.

#2 다른 한 쪽에는 자동차용 왁스가 바구니에 가득 쌓여있다. 이중 절반 이상은 이른바 '짝퉁'(위조 및 모조품). 연구원들은 각종 왁스로 자동차를 칠하고 닦아 차 페인트가 지워지는지, 얼룩은 안 생기는지를 점검한다. 쓰면 안 되는 제품을 고객에게 알리기 위해서다. 짝퉁 왁스의 화학성분 때문에 차 계기판이나 각종 버튼, 핸들까지 변질될 정도라고 했다.

배기량이 크고 외관만 번듯하다고 좋은 차는 아니다. 자동차는 첨단기술의 결정체인 만큼 눈에 띄지않는 부분까지 섬세한 배려가 필요하다. 지금 세계 유수 자동차 업체들은 세계 최대의 시장(내년 수요 1,008만대)인 중원(중국) 정벌에 사활을 걸고 있다. 부품과 기술력, 사후 서비스 하나하나가 그대로 경쟁력이다.

현대모비스가 중국 상하이(上海)에 2003년 세운 '상하이모비스 기술시험센터'는 현대모비스의 중국시장 공략을 위한 든든한 후방 지원군이다. 10일 찾은 센터에는 첨단장비 112종을 갖추고 자동차 냄새 연구 등 차와 관련한 온갖 실험을 하고 있었다.

1,000분의 1초의 화면을 잡아내는 고속카메라를 탑재한 '에어백 전개시험기'도 센터의 자랑이다. 에어백이 정해진 전류흐름과 시간 안에 원하는 모양으로 펴지는지, 그보다 중요한 사고 시 운전자의 화상위험을 막기 위해 얼마나 빨리 수축되는지를 살펴본다.

며칠동안 섭씨 105도의 고온과 영하 30도를 넘나드는 최악의 기후조건에서 에어백 작동여부를 테스트하는 '항온ㆍ항습 챔버기'도 있다. 이밖에 중국 환경에 맞는 복합진동시험기와 수밀성(폭우 대비)시험기, 열시험충격기 등도 갖추고 있다. 모의 충돌시험장비도 곧 들여올 계획이다.

덕분에 센터는 이 달말 중국국가시험인증위원회(CNAS)로부터 시험센터 인증심사를 받을 예정인데 통과가 유력하다. '품질테스트 결과에 대한 전권 이임'을 뜻하는 CNAS 인증서는 협력사의 현지화 유도, 재료시험 확대, 타사 차종의 기술력 파악 등으로 이어져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할 전망이다. 센터의 최종 목표는 중국 내 연구개발의 중심이 되는 것이다.

짝퉁과의 전쟁도 간단없이 치르고 있다. 현재 중국의 자동차 관련 짝퉁산업은 간단한 소모품을 넘어 엔진, 미션, 에어백 등 첨단부품으로 발전하고 있다. 관련 문의도 월 20~30건에 이른다.

현대모비스는 센터의 다양한 실험으로 짝퉁의 위해성을 알리는 한편, 매출 감소를 막기 위해 중국 당국과 대행사 3각 협력체제를 가동해 짝퉁 단속도 벌이고 있다.

2009년 물류센터 5대 권역화 구상도 같은 맥락이다. 11일에는 국내 기업 최초로 자동차용품 전문매장 '모비스 CarFE(Car+Cafe)' 1호점을 상하이의 '수입차 거리' 우중루(吳中路)에 열었다.

내비게이터 타이어 등 4,051개 품목(190개 품종)을 갖출 예정이고, 간단한 정비 및 세차도 가능하다. 중국의 자동차용품 수요는 내년에 8억달러 수준으로 예상될 만큼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현대모비스는 2012년 CarFE를 170여 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상하이=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