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가격은 대세 하락기에 접어들었다. 금융자산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2일 '국내 가계자산 포트폴리오 조정의 특징'이란 보고서에서 고령화와 저금리, 부동산 수익성 악화 등으로 가계자산 포트폴리오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2004년 가계자산의 금융자산 비중은 17%에서 2006년 20.4로 높아졌고,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 가계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76.8%로, 일본(61.7%)보다 15.1%포인트 높고, 미국(36%)에 비해서는 두 배 이상에 이른다.
특히, 미국의 경우 국민소득 1만5,000~2만5,000달러, 고령인구비율 12%였던 1980년대부터 투자자산(주식ㆍ연금ㆍ펀드)이 크게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제 우리나라의 금융자산 비중증가가 본격화됐다는 게 연구원의 판단이다. 올해 우리나라 국민소득은 2만달러를 약간 웃돌고, 고령인구비율도 조만간 12%에 근접할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금융자산 중에서도 안전자산(예금ㆍ적금)에서 투자자산으로의 이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작년말 펀드 수탁고가 200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에만 100조원이 늘었으며, 투자자산 중에서는 채권형 등 저위험ㆍ저수익 자산보다는 주식형 등 고위험ㆍ고수익 자산으로 세분화된다는 설명이다.
반면 부동산은 대세 하락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주택보급률 증가, 정부의 부동산 대책, 인구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부동산값 하락을 불가피한 만큼, 부동산 축적을 통한 재테크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연구원은 고령화 시대를 맞아 금융자산 투자로 노후를 대비하려는 가계가 늘면서 퇴직연금과 연금보험 등 금융자산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현 우리나라 시점이 1980년대 노후 대비 상품이 크게 늘었던 미국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자산시장의 이런 변화에 대한 충고도 덧붙였다. 인기상품 위주의 쏠림현상은 항상 부작용을 동반하는 만큼, 대체펀드나 보험, 연금 등 자본시장 상품을 배합해 적절한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장기투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 개인투자자들은 연 10% 안팎의 수익률 목표로 평균 3년 이상 투자하고 있지만,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65%는 고수익를 좇아 6개월 미만으로 단기투자하고 있다.
이주량 연구위원은 "가계자산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만큼, 퇴직연금과 펀드 등 장기투자상품에 대한 세제혜택을 제공해 자산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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