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최연진 기자의 디지털 세상읽기] 콘텐츠 독점 움직임… IPTV 망칠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최연진 기자의 디지털 세상읽기] 콘텐츠 독점 움직임… IPTV 망칠라

입력
2007.12.14 12:06
0 0

요즘 인터넷TV(IPTV) 업계에서는 속칭 ‘CJ펀드’가 화제입니다.

이 펀드는 영화제작사인 CJ엔터테인먼트가 제작비를 조달하기 위해 만든 것입니다. 특이한 것은 참가 대상으로 IPTV 업체들을 꼽고 있다는 점입니다. 해당 펀드에 참여한 업체들에게 그 대가로 DVD나 IPTV를 위한 부가판권을 우선 제공한다는 조건입니다.

예전에도 DVD 제작사나 통신업체, 케이블TV 프로그램 공급자(PP)들이 콘텐츠 확보차원에서 영화 제작비를 지원한 적이 있지만 IPTV 업계를 향한 본격적인 러브콜은 처음입니다. 내년에 실시간 방송을 계기로 IPTV 시장이 본격화하면 콘텐츠 경쟁이 달아오를 것으로 보고 밑밥(?)을 던진 셈입니다.

이미 입질을 시작한 업체도 있습니다. A사는 CJ펀드에 참여 조건을 타진하면서 해당 작품의 독점 공급이나 우선 배급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A사는 교육방송(EBS)에도 비슷한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경쟁업체들은 이런 행태에 분개합니다. 콘텐츠 경쟁을 돈놀이로 변질시켰다는 거지요. 많은 돈을 들여서 콘텐츠를 독점하면 해당 업체에 이용자가 몰릴 지 몰라도 경쟁을 제한해 업계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시각입니다. 잘못하면 IPTV 서비스가 펴보기도 전에 고사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여기에 지상파 방송사들이 IPTV 업체들에게 제공하는 콘텐츠 가격을 조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IPTV 업체들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모 방송사의 경우 콘텐츠 판매가격을 5배 이상 인상하고 홀드백(본 방송후 프로그램을 다른 미디어를 통해 내보내기까지 대기하는 시간)을 기존 12시간에서 최대 7일까지 늘리겠다고 통보 했습니다.

IPTV 업체 임원은 “실시간 방송을 운운하는 시점에 말도 안 되는 조건을 내걸었다”며 “지상파 방송 3사가 똑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담합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공들여 만든 콘텐츠를 제 값 받고 판매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시장을 죽이면서까지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과거 DVD 타이틀이 초기에 고가 정책을 펴다가 사람들이 외면하고 불법 복제물이 범람해 시장이 죽자 그제서 저가 판매로 돌아선 사례가 이를 입증합니다. IPTV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가 높은 만큼 콘텐츠와 서비스 업계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할 때입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