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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 탈취 사건 풀리지 않는 의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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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 탈취 사건 풀리지 않는 의문점

입력
2007.12.14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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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1000만원 어디서 났나집서 공기총·전기충격기 발견편지중 '남동공단 범행' 주목

강화도 해병대 총기 탈취범 조모(35)씨가 경찰에 검거된 뒤 묵비권을 행사하며 입을 굳게 다물고 있어 범행 동기 등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조씨의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자취방에서는 망원 조준경이 부착된 공기총과 전기충격기 등 무기가 잇따라 발견돼 조씨가 또다른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추가 범행 의혹

특별한 직업 없이 8개월치 월세를 내지 못했던 조씨는 12일 검거 당시 현금 100만원 묶음 2개와 수표 등 1,000여만원을 갖고 있었다. 또 경찰은 13일 오전 3시께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에 있는 조씨의 자취방에서 6연발 탄창을 갖춘 S산업의 ‘리베로5.0㎜’공기총 1정을 수거했고, 책상 서랍에서도 전기충격기를 찾아냈다.

경찰 조사결과 조씨는 7월16일 용산경찰서에서 총기소지 허가를 받아 공기총을 보관해왔고, 앞서 2005년에도 권총식 가스분사기 소지 허가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조씨가 이들 무기를 이용, 강ㆍ절도 등 강력 범죄를 추가로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조씨를 조사하고 있다.

실제 조씨는 총기 탈취시 해병대 초병을 친 뒤 불태워 버린 코란도 승용차를 중고차 매매상에게서 훔쳤다. 조씨는 특히 부산 연제구 우체통에 넣어 경찰에 보낸 편지에서 ‘차량은 남동공단 범행과 도주용, 구우(그) 때 구입 번호판 위조’라고 적은 점을 예사롭지 않게 보고 있다.

경찰은 7월1일 인천 남촌동 경인고속도로 밑 인도에서 개인택시 기사 이모(43)씨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된 사건과 조씨가 연관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이씨의 택시는 조씨가 코란도 승용차를 불태웠던 것과 비슷하게 뒷좌석이 불이 탄 채로 발견됐다.

정신적 문제 있나?

조씨는 대학원까지 졸업하고, 화물운송업에 종사하는 부친이 매달 용돈을 줄 정도로 유복한 집안에서 자랐다. 또 최근까지도 코란도 및 스키 동호회에 가입해 회원들과 교유할 정도로 비교적 여유있는 생활을 해왔다. 이 같은 점 등으로 미뤄 조씨가 경제적 이유가 아닌 다른 목적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평소 조씨는 탈취한 K-2 소총과 수류탄 등 무기가 등장하는 ‘서든어택’ ‘리니지’ 같은 온라인 전투게임을 즐겨온 것으로 드러나 가상의 온라인 폭력게임에서 터득한 범죄 수법을 현실에 적용, 사용하려 했을 수도 있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또 조씨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남긴 글에서 ‘내가 때때로 느끼는 이 기분은 뭘까’ ‘난 다중인격일까. 아마도 나는 정신지체장애자’라고 적는 등 정신분열적 증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조씨의 편지와 블로그 내용을 보면 온전하다가도 과대망상으로 빠지는 경우가 많고, 영웅심리가 가미된 이상행동의 소행을 하는 등 정신분열적 모습이 보인다”고 말했다.

묵비권 행사 왜?

조씨는 12일 조사 과정에서 “변호사 선임시까지 수사에 응하지 않겠다”며 버티다 막상 인천 지역 변호사가 12일 자정께 조사실에 도착하자 “변호사가 맘에 들지 않으니 바꿔 달라”“고승덕, 김용철 변호사 같은 사람이 와야 내 변론을 할 수 있다”며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조씨가 정서적 불안 증세를 보이며 횡설수설하자 경찰의 초조함도 커지고 있다. 구속영장 신청 시한이 14일 오후 2시55분이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가 정서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횡설수설해 수사가 거의 진척되지 않고 있다”며 답답해 했다.

박관규기자 qoo77@hk.co.kr김재욱인턴기자(연세대 사회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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