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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산-봉동 화물열차 개통의미/ 대륙철도 시대 첫발…상당기간 빈 열차 운행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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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산-봉동 화물열차 개통의미/ 대륙철도 시대 첫발…상당기간 빈 열차 운행할 듯

입력
2007.12.1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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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6시20분. “빠~앙” 기적을 토해 낸 S7303호 열차가 덜컹거리며 문산역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군사분계선(MDL)을 가로질러 남북을 매일 한 차례 오가는 화물열차 정기운행이 시작된 것이다. 화물열차 개통은 10ㆍ4정상선언 합의 가운데 구체적으로 이행되는 첫 사업이다.

열차는 도라산 남측 출입사무소(CIQ)에서 간단한 수속을 마치고 오전 8시30분 MDL을 통과, 10분 만에 북측 판문역에 도착했다. 도라산역에서 판문역까지 걸린 시간은 15분 남짓. 하지만 이 15분을 열차가 달리는 데 56년의 세월이 걸렸다.

판문역에 도착한 열차는 남측에서 싣고 간 도로 경계석, 신발 원자재 등을 내려 놓고, 개성공단에서 생산한 신발 의류 등을 싣고 오전 11시50분께 왔던 길을 되돌아왔다.

판문역에서는 180여명의 남북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기념행사도 열렸다.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축사에서 “남북철도는 남북경제공동체 형성과 민족경제의 균형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고, 북측 권호웅 내각참사는 “화물열차가 오가게 된 것은 통일민족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의의 있는 사변”이라고 화답했다.

12일부터 열차는 주중 매일 한 차례(오전 9시~오후 2시) 문산역과 판문역 사이 16.5㎞를 오가게 된다. 시속 20㎞로 달린다 해도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현재 52개에 불과한 개성공단 입주업체 수를 고려하면 상당 기간 빈 열차 운행이 불가피하다. 또 북측 시설 미비를 이유로 당초 합의한 봉동역까지의 운행도 이뤄지지 않았다. 때문에 “열차의 기적소리와 함께 한반도의 심장이 다시 뛰고 남북의 혈맥이 온전하게 복원됐다”(이 장관)고 하기엔 어쩐지 부족한 느낌이었다.

그러나 화물열차 개통은 “사람이 오가고, 평양 신의주 유럽까지 철도가 연결되는 날”(청와대 천호선 대변인)을 내다보고, 그 첫걸음을 뗐다는 데 의의가 있다.

남북은 10ㆍ4정상선언에서 개성_신의주 철도 공동이용에 합의했는데 문산과 개성의 연결, 개성과 신의주의 연결, 나아가 TCR(중국횡단철도)ㆍTSR(시베리아횡단철도) 등에까지 연결된다면 그야말로 유라시아를 관통하는 대륙철도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당장 남북경협 활성화 효과도 클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통연구원 안병민 북한정보센터장은 “앞으로 철도를 이용한 남북경협 시대가 본 궤도에 오를 것”이라며 “서울_평양간 철도 화물운송이 가능해지면 해상운송을 통한 수송에 비해 경비가 6분의 1 정도로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2010년이면 100만톤을 넘을 것으로 전망되는 개성공단 물동량을 처리하고, 해주특구 건설, 한강하구 개발, 안변ㆍ남포 조선협력단지 조성 등 10ㆍ4정상선언 이행에도 열차운행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성=공동취재단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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