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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만에 6집앨범 'THANK YOU'로 돌아온 '토이' 유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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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만에 6집앨범 'THANK YOU'로 돌아온 '토이' 유희열

입력
2007.12.1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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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그의 음악을 들으며 첫사랑을 떠올려보지 않은 30대 남자가 과연 있을까.

앨범마다 여러 객원가수의 목소리를 빌려 등장하던 유희열(36), 프로젝트 그룹 토이의 음악은 심장 구석에 숨죽이고 있던 풋내 나는 시절의 기억을 귀신같이 끄집어내 듣는 이를 당혹스럽게 만들곤 했다. ‘좋은 사람’ 에서 자판기 커피를 나누던 대학시절의 그녀, 그리고 ‘여전히 아름다운지’ 에서 애틋한 과거의 사랑을 그린 유희열이 토이 정규앨범 6집 을 내고 돌아왔다.

무려 6년 만이다. 서울에서 월드컵이 열리기도 전인 과거에 멈췄던 그의 음악은 여전할까. 감성의 코드를 나눴던 토이의 멜로디와 가사는 변했을까. 그에게 던지려던 궁금증은 사실 이게 전부였다.

“사람마다 다르긴 한데, 글쎄요. 슬픔 그리고 그리움일까요. 저는 정서의 공유라고 생각해요. 토이의 앨범을 접하면서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은 ‘음악이 이렇다저렇다’가 아니라 ‘곡이 떠올려주는 시기에 내가 무엇을 느꼈다’ 로 정리가 돼요. 제가 만든 토이의 음악을 통해 듣는 이의 생각과 기억을 함께 나눈다는 뜻이죠.” 우선 묻고 싶은 것은 토이 음악이 전해줬던 감성의 정체였다. 비디오플레이어의 되감기 버튼을 거듭 누르듯 순식간에 가장 절절한 과거의 기억을 되돌려 놓는 그의 음악적 키워드는 ‘공유’ 라는 답이 돌아왔다.

객원가수 이지형이 부른 6집의 타이틀곡 ‘뜨거운 안녕’을 듣자니 당황스러웠다. 5집까지의 토이가 20대 말의 청춘이었다면, 어쩐지 6집은 30대 중반의 성숙한 남자를 마주한 느낌이랄까. 80년대 풍의 비트와 ‘소중했던 내 사람아 이젠 안녕’ 이라 외치는 가사의 풍미가 낯설었다. “이상하게 5집 때부터 발라드를 하기 싫어지더군요. 그냥 발라드 형식이 지겨웠어요. ‘좋은 사람’을 발표하고 시작했던 다음 앨범에 대한 구상은 그래서 ‘왜 우리에겐 아바(Abba)와 같은 곡이 없을까’ 였죠. 에프 알 데이빗(F.R David)의 워즈(Words)를 닮은 곡을 떠올렸고 이래서 나온 곡이 ‘뜨거운 안녕’이에요.” 유희열은 스스로 귀가 두껍다고 말한다. 스텝들이 ‘뜨거운 안녕’은 토이스럽지 않다며 타이틀 곡으로 가는 것을 반대했지만 그는 끝까지 이를 관철시켰단다.

역시 토이의 음악은 변하고 있었다. 잔잔한 슬픔을 걷어내고 유희열의 표현대로라면 ‘재미있는’ 음악을 지향하고 있다.

“결혼을 하고 나니까 시각이 달라졌어요. 뭐 하나를 내놓더라도 간단하지가 않아요. 예전엔 음악의 감정이 이별의 한가운데, 사랑의 한가운데에 들어가 있었다면, 지금은 밖에서 한 발 떨어져 상황을 바라보는 눈을 갖게 됐죠. 사랑으로 죽을 것 같은 기분에 대해 얘기를 하더라도 객관적인 시각으로 음악을 풀어간다는 것. 좀 겪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절절함을 느끼는 드라마 <연애시대> 를 보는 듯한 느낌의 음악이죠.”그의 음악을 만드는 소재는 어떻게 수집할까.“토이 음악의 모티프는 주로 일상 경험에서 얻어요. 아내와의 연애 감정, 영화와 소설 때로는 신문기사 제목에서도 필이 딱 꽂혀요. 윤하가 부른 ‘오늘 서울 하늘은…’은 아침 6시 뉴스에서 들은 기상 캐스터의 말에서 힌트를 챙겼죠.”

조원선, 윤상, 윤하, 김형중, 김연우, 성시경 등이 보컬을 맡은 는 유희열의 마지막 음반이라는 말이 돌았다. 그동안 토이에 참여했던 이들의 이름을 앨범 재킷에 낱낱이 담아 감사의 말을 전했고, 6년 공백이 길었기 때문이다.

“여행을 다녔어요. 지금 아니면 못한다는 생각에 몇 달씩 유럽에서 배낭여행을 즐겼죠. 그 기억이 버릇이 되어서 2년을 돌아다녔고 결혼하고 아이 아빠도 됐죠. 은퇴라는 말이 나왔던데, 저는 할 게 음악밖에 없어서 그럴 일은 없어요. 하지만 토이 앨범을 그만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어요. 이제 저예산으로 소품 음악 앨범을 내는 행복을 느끼고 싶었죠. 토이 객원 가수들도 연로해졌고. 하하. 이번 앨범이 토이를 결산하는 것이긴 하지만, 토이를 계속하고 싶은 욕망이 언제 꿈틀거릴지 모르니 섣불리 토이는 그만이라는 말을 못하겠네요.”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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