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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작가와의 동행

입력
2007.12.1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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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석우 / 미술시대"내 생애에 이들을 만난 건 행운이었다"

시화전, 하면 낡은 이벤트 정도로 치부하는 이가 많을 것 같다. 시와 그림이 어울리기보다는 겉돌기만 하는 듯한 세상이기 때문일까. 소동파가 말한 ‘畵中有詩 詩中有畵’(시 속에 그림이 있고, 그림 속에 시가 있다)’의 이상은 현대미술에서는 아스라한 추억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시인이자 미술평론가로 월간 ‘미술시대’ 주간인 류석우(64)는 그 시화일치의 꿈을 19년째 고집스레 펼쳐오고 있다. 그가 매년말 여는 시화전이 인사아트센터에서 오늘 개막, 18일까지 열린다는 소식이다.

류석우는 올해는 80여명 화가의 작품에 자신의 시 한 편씩을 붙였다. 그림을 낸 화가는 김병종 김선두 김일해 박대성 오숙환 오용길 이두식 이석주 이열 이왈종 이인실 이종상 장혜용 정현숙 지석철 황주리 등, 당대 한국미술의 정상급이자 인기 작가들이다. 23세에 등단한 문학청년 류석우는 그림을 좋아하다 만난 이들 화가들과의 인연이 그대로 인생이 돼버렸다.

2005년 그가 낸 화론집 <작가와의 동행> 은 그 중에서도 다섯 명, 이두식 이석주 장혜용 정현숙 지석철의 작품세계에 그가 붙인 글이 어우러진 책이다. “무엇보다 나는 그들의 사람됨을, 작가다움을 존중하고 높게 본다. 이들과 함께 한 세월이 무상하지 않았고 앞으로의 길 또한 외롭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 그림에 내 언어의 고리를 묶고자 하기보다는, 내 시선이 그들 화면 속에 녹아들기를 바랐다”고 그는 썼다. 메마른 평론 아닌, 따뜻한 사랑으로 쓴 예술에세이다.

빈 나무의자 하나, 위태한 듯 강인하게, 파도 부서지는 해변에 덩그러니 그려놓은 지석철의 그림 ‘부재(不在)’에 붙인 류석우의 올해 신작 시는 ‘나의 바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이다. ‘빈 의자 곁에서/ 바라보는 내 세월의 바다/ 어느덧 멀리도 흘러왔구나/…/ 그러나 내 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바다가 바다를 밀며 저 앞에 있듯이/ 아직도 나는 흘러가야 한다/ 아직도 꿈을 꾸는 새벽/ 나는 흘러 네게 닿아야 한다’

하종오 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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