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사’ 최철한의 끝없는 추락이 안타깝다. 최철한은 최근 한국기원이 발표한 12월 랭킹에서 목진석에 밀려 지난달 5위에서 6위로 내려갔다.
최철한은 2005년 8월부터 랭킹제가 도입된 이후 2006년 1월 반짝 1위를 한 적도 있지만 그 후 줄곧 이창호 이세돌에 이어 3위를 유지해 왔던 터다. 그러다 지난 8월 처음으로 박영훈에 밀려 4위로 내려 앉더니 10월에는 조한승에게 추월 당했고, 12월에 다시 한 계단 아래로 밀려난 것이다.
최철한의 계속된 랭킹 추락은 올해 성적 부진에 따른 당연한 결과다. 사실 최철한이 올 봄에 기성전 도전권을 따낼 때까지만 해도 이렇게까지 고전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그러나 박영훈과의 타이틀매치에서 2연패를 당해 맥없이 물러선 뒤부터 끝없는 부진의 늪에 빠졌다.
국수전 명인전 등 주요 기전 본선에 한 번도 이름을 걸지 못했고 세계 기전에서도 대부분 1회전에서 탈락했다. GS칼텍스배의 경우는 본선 시드를 겨우 확보한 게 그나마 다행으로 여겨질 정도다.
최철한의 올해 성적은 42승35패(승률 55%)로 다승 20위권에 머물고 있다. 한때 4천왕으로 군림하던 그로서는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성적이다. 더욱이 최근 10경기 성적이 2승8패에 지난 일곱 경기 연속 패배했다. 너무나 참담하다. 이렇게 자꾸 지다 보니 자연히 대국 기회도 줄어 들었다.
그리고 보니 요즈음 벌어진 중요한 경기에서 최철한의 이름 석자를 들어본 기억이 별로 없다. 지난 10일 있었던 마스터즈 예선이 근 한 달만에 맞은 모처럼 만의 대국 기회였는데 아쉽게도 금년 4월에 입단한 햇병아리 초단 강유택에게 패해 1회전에서 탈락했다.
이런 추세라면 내년부터 새로운 랭킹 제도가 시행될 경우 순위가 더 내려가 10위권 밖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높다. 새 제도에서는 승리 점수의 비중을 높이고 과거 성적 반영 기간을 1년으로 단축시켰기 때문이다. 과연 언제 쯤이면 빳빳하게 고개를 쳐든 ‘성난 독사’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
한편 12월 랭킹에서는 이세돌이 지난 달에 국수전 GS칼텍스배 도전기에서 연승 행진을 계속하고 LG배 삼성화재에서 모두 결승에 오르는 등 맹활약을 펼친데 힙 입어 두 달 연속 1위를 지켰다. 이 밖에 온소진이 처음으로 다섯 계단 뛰어 올라 10위권에 진입했고 10위였던 윤준상이 12위로 밀려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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