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투자자들에게 2008년은 힘든 시기가 될 것 같다. 아직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이 살아 숨쉬며 글로벌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데다, 중국 또한 예전 만큼 체력이 왕성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많은 투자자들이 내년 펀드 기대수익률을 15% 정도로 낮춰 잡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칫 잘못하다간 종합주가지수 상승률보다 더 못한 성적은 물론, 마이너스를 감수해야 할 지도 모른다. 특히 다소 공격적인 스타일인 주식형 펀드는 위험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투자자들은 이럴 바엔 차라리 안정적인 상품인 채권이나 은행예금, CMA 등으로 갈아 타는 게 낫겠다고 판단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여전히 증시는 은행 금리 이상의 수익을 던져 줄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게 재테크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렇다면 대안은 없을까. 전문가들은 인덱스 펀드를 대안으로 꼽았다. 코스피200 등과 같은 대표적 지수를 따르는 ‘인덱스 펀드’는 대세 상승기에는 ‘주식 액티브펀드’(주식투자 비중 60%이상)보다 수익률이 낮지만, 횡보하거나 하락할 경우에는 더 좋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우리투자증권 조한조 연구원은 “많은 전문가들이 내년 증시를 올해보다 좋게 보지는 않는 만큼 인덱스 펀드 투자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아직 증시 향방이 다소 유동적이어서 투자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인덱스 펀드는 추종 지수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손익이 결정되는 터라 지속적 수익을 내기 쉽지만, 액티브 펀드의 경우에는 한 순간에 수익률이 나빠 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인덱스 펀드가 액티브 펀드에 비해 안정적 수익을 제공한다는 얘기다. 게다가 인덱스 펀드는 액티브 펀드보다 각종 보수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차문현 유리자산운용 대표가 2001년부터 2006년까지 6년간 국내 인덱스 펀드와 국내 성장형(주식편입 비중 70% 이상) 펀드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인덱스 펀드의 연평균 수익률은 22.05%로 성장형(21.1%)보다 1%포인트 가량 높았다.
차 대표는 이런 수익률 차이가 나오게 된 원인을 보수 체계에서 찾았다. 성장형 펀드의 평균 보수가 2.12%인데 비해 인덱스 펀드의 평균 보수는 1.35%로 0.77%포인트 낮아서 생기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한국펀드평가 신건국 연구원은 “선진국을 보더라도 장기적으로 액티브 펀드보다 인덱스 펀드가 수익률이 좋다”며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보수 차이도 수익률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안형영 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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