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경기 단체입니다. 선수 선발은 코칭스태프 뿐 아니라 기술위원들의 몫이기도 합니다.”
대한탁구협회의 천영석(78) 회장이 최근 유남규-현정화 남녀대표팀 감독 사퇴 파문과 관련 협회측의 공식 입장을 밝혔다. 천회장은 14일 오후 후임 코칭스태프의 선임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지난 2년간 두 감독에게 대표팀을 90% 이상 믿고 맡겼다.
사퇴 의사를 밝힌 이유를 잘 모르겠다”면서 “탁구협회는 좋은 선수를 발굴하고 육성해서 국위를 선양하는 것이 목적이다. 코칭스태프에게만 맡기는 것이 아니라 기술위원회와 함께 하는 것이 맞다”며 유-현 두 감독의 자진 사퇴에 대해 섭섭한 감정을 드러냈다.
유-현 남녀 대표팀 감독은 지난 7일 천영석 회장의 대표팀 운용에 대한 지나친 간섭과 불신을 이유로 협회에 동반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들은 특히 천영석 회장이 감독의 고유 권한인 선수 선발을 좌지우지 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천 회장은 기술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데 대해서 “지난 2004년 취임 당시 탁구인들은 오랜 지도자 경험을 갖고 있는 내가 기술위원장을 맡는 것이 베이징올림픽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요청했다”면서 “지금 압력에 의해 사퇴한다면 회장직도 그만둬야 하지 않겠나”며 기술위원장 직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천 회장은 1973년 사라예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구기종목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낼 당시 지도자를 맡는 등 30년 넘는 지도자 경험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유남규 전 대표팀 감독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나와 현정화 감독은 한 번도 선수 추천권을 가져본 적이 없다. 90%는 커녕 30%도 믿고 맡기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하지만 그는 “잘못된 부분은 꼭 짚고 넘어가야 하기 때문에 우리가 총대를 멨다.
선수들은 휘둘리지 말고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탁구협회는 서상길(57) KT&G 감독과 윤길중(49) 현대시멘트 감독을 각각 남녀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다.
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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