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자금 등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ㆍ감찰본부(본부장 박한철 울산지검장) 김수남 차장검사는 13일 “삼성의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은 전체적으로 특별검사의 판단에 맡겨야 할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수사를 대부분 마무리하고도 이건희 삼성 회장 소환 조사 및 기소 여부를 놓고 지지부진하던 검찰의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 발행 사건은 결국 특검에서 최종 결론이 내려질 가능성이 커졌다.
법대 교수들은 2000년 이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등 삼성 임원 33명을 고발했지만, 검찰은 2003년 12월 “수사가 완료되지 않았다”며 에버랜드 전ㆍ현직 사장만 먼저 기소했다. 5월 1심에 이어 서울고법에서도 유죄 판결이 나왔지만 검찰은 “대법원 최종 판결을 받아보겠다”며 이 회장 조사 등 수사 재개를 다시 미뤘다.
이와 관련, 특수본부는 10일 1996년 삼성그룹 비서실 재무팀 이사로 에버랜드 CB 발행에 관여했던 김 석 삼성증권 부사장을 소환 조사했다. 김 차장검사는 “에버랜드 사건 증거가 조작됐다는 김용철 변호사의 주장에 따라 일부 확인할 게 있어 불렀다”며 “그러나 지금 특수본부 수사는 삼성 비자금 조성 의혹에 치중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서울지방변호사회는 특검 후보로 유성수 전 의정부지검장, 정홍원 전 법무연수원장, 고영주 전 서울남부지검장, 심재륜 전 대검 중수부장을 이번 주초 대한변협에 추천했다. 대한변협은 17일 상임이사회를 열고, 대통령에게 추천할 특검 후보자 3명을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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