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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의 보고 '가로림만'·천연기념물 '신두리 사구' 지켜라/ "가만 있을 수 있나… " 어민들도 배 몰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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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의 보고 '가로림만'·천연기념물 '신두리 사구' 지켜라/ "가만 있을 수 있나… " 어민들도 배 몰고 나서

입력
2007.12.14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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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저 기름띠가 양식장에 닿으면 큰일인데 빨리 밖으로 밀어내.”

태안 앞바다에서 유출된 기름이 조류와 북서풍의 영향으로 양식장이 밀집된 가로림만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생업터전을 지키려는 어민들이 기름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기름띠는 또 천연기념물 431호 신두리 사구(砂丘ㆍ모래언덕)의 생태계도 위협하고 있다.

9일 저녁부터 일부 유막이 흘러들던 기름기는 오늘 아침부터 본격적으로 밀려들어 가로림만 중간부분 섬 지역인 고파도 인근까지 번졌다. 빠른 물살로 인해 조력발전소 후보지로 거론되던 지역인지라 입구 4.2㎞에 3중 오일펜스를 설치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기름띠는 가뿐히 펜스를 타고 넘었다.

가로림만은 서산지역 어가의 91%가 생업에 종사하며 연간 4,600여톤의 굴과 비자락, 전복 등을 생산해 139억원의 소득을 올리는 어업자원의 보고다.

초조함과 긴장속에 기름띠의 향방을 지켜보던 어민들은 만 안으로 기름띠가 흘러들자 너도나도 배를 몰고 나왔다. 서산시 대산읍 오지리 어촌계 등 서산시내 15개 어촌계원들은 40척의 배를 동원해 바다에 떠다니는 기름덩어리와 유막을 흡착포로 걷어내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기름띠가 서서히 양식장 북쪽 끝까지 접근하자 어민들은 사력을 다해 이를 밀어냈다. 오지리 장선순(53) 어촌계장은 “바람이 불지 않아 기름띠가 크게 움직이지 않는 게 불행중 다행”이라며 “양식장을 덮으면 올해는 물론 앞으로 생업을 접어야 하기 때문에 기름제거에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원북면 신두리 사구(모래언덕)도 심각한 위협에 처해있다. 10일 현재 모래언덕 20여m 전방까지 기름이 밀려와 3㎞에 달하는 은빛백사장이 시꺼멓게 변했다. 이곳에 살던 뿔논병아리와 논병아리, 왜가리 등 철새와 텃새들은 다른 곳으로 떠나 버렸다. 또 모래언덕의 배후습지인 두웅습지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인 맹꽁이와 금개구리 등도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이평주사무국장은 “사람들도 참기 어려운 냄새를 이곳에 서식하는 조류나 동물들이 견디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도대체 어디까지 영향을 줄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대전=허택회 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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