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해병대 총기 탈취 사건의 범인 조모(35)씨는 12일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검거될 때까지 7일 동안 전국을 누비고 다닌 것으로 드러나, 군경의 허술한 검문검색망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군경은 사건이 발생한 6일 밤 조씨가 경기 화성시 논바닥에서 차를 불태우고 사라진 뒤 조씨의 행방을 전혀 추적하지 못했다.
경찰은 조씨가 6일 오후 7시38분 청북요금소를 통과한 지 불과 4분 뒤에 경찰을 배치했고, 15분 뒤 한 시민이 “용의차량이 내 앞에서 달리고 있다”고 신고했지만 발안요금소에 배치된 직원에게 검문검색만 하라고 지시한 뒤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상황 대처 미숙 때문에 강화와 화성에서 2차례나 검거 기회가 있었는데도 놓쳐버린 것이다.
이후에도 군경은 조씨의 행방을 찾는데 뒷북치기만 했다. 군경이 수도권 일대를 중심으로 검문을 실시하고, 수도권의 사건 발생 부대 전역자를 추적하는 사이 은색 코란도 승용차를 모는 조씨는 화성에서 서울, 안양, 수도권의 부모집, 전남 장성, 부산 등을 유유히 돌아다녔다.
조씨는 8일 저녁에는 경기 안양시로 가 친구를 만나 식사를 했고, 서울 용산구의 자취집에서 지내다 10일 새벽에는 수도권 부모의 집에 가 “스키를 타러 간다”며 스키장비를 챙겨 나가기도 했다. 경찰은 조씨가 이날 부모 소유인 화성 창고에서 총기를 챙겨 전남 장성에서 무기를 버리고, 다시 부산으로 이동해 편지를 부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조씨가 강탈한 총기를 6일 밤 화성에 있는 집안 창고에 숨기고 돌아다녀 검문에 걸리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관규 기자 qoo7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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