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 대법원장의 탄핵을 요구하는 글을 법원 내부 게시판에 올려 징계를 받은 정영진(49)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불복 재판’에 전직 판사들이 포함된 대규모 변호인단이 가세했다.
13일 대법원 등에 따르면 판사 출신 5명, 전직 검사 3명을 포함, 모두 22명의 변호사가 정 부장판사 관련 소송에 참여키로 했다. 변호사들은 최근 모임을 갖고 정 부장판사 사건과 관련된 모든 소송에 무료로 변론할 것을 결정한 뒤 소송 위임장을 대법원 등에 제출했다.
변호인단에는 평소 사법개혁을 주장하며 법원 내부에 ‘쓴 소리’를 해왔던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출신의 문흥수(50) 변호사도 포함돼 있다. 문 변호사는 “대법원이 정 부장판사의 징계를 논의하기 전에 법원 조직의 폐쇄성과 피라미드식 승진 시스템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변호인으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1999년 법조 비리 사건 당시 현직 법관으로는 처음 사법개혁을 촉구하는 글을 발표했던 문 변호사는 지난해에는 헌법재판관 후보로도 거론됐다.
이밖에 담배소송으로 유명한 판사 출신의 배금자 변호사,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상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 민간위원을 지낸 박용일 변호사 등이 변호인단에 포함됐다.
정 부장판사는 올해 2월부터 6개월 간 20여 차례에 걸쳐 법원 내부통신망에 올린 글과 언론사 기고 등을 통해 ‘법관 품위를 손상하고 법원 위신을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10월5일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았다. 그는 징계 결정 직후 대법원에 징계 결정 효력과 집행 정지 신청서를 제출했고, 서울행정법원에도 징계결정 무효 확인 및 취소 청구소송을 제기, 조만간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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