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은 항상 몸과 같이 움직여라. 공을 멀리 떨어뜨리지 말고 친구처럼 가까이 둬라.”
12세 이하 유소년(U-12) 축구 상비군 교육을 담당하는 전임 지도자들이 귀를 쫑긋 세우고 집중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소리쳤다. 볼 컨트롤에 이은 첫번째 터치의 정확성과 유연함을 키우기 위한 훈련에서 선수들이 가장 유념해야 할 요소가 바로 공과 한 몸이 되는 동작이었다.
미래 한국축구를 이끌어갈 꿈나무인 U-12 상비군들이 9~15일 남해스포츠파크에서 합동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된 U-12 상비군 훈련은 유소년 축구선수의 기량 향상 및 점검 등을 목적으로 동·하계로 나눠 1년에 2번 열린다.
서울 경기 영남 호남·제주 중부·충청 등 각 지역에서 뽑힌 유소년 대표에 이번부터는 일반 축구클럽에서 추려진 선수들까지 더해져 모두 138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기자는 11일 축구화 끈을 메는 것조차 익숙치 않지만 ‘유소년들이 배우는 프로그램 정도야’라는 생각으로 대담하게(?) 꿈나무들의 훈련에 동참했다.
6개 훈련 프로그램의 코스별 전임 지도자들이 각각 훈련 방식을 설명했지만 전문적으로 축구를 배워 본 적이 없는 기자는 무슨 말을 하는지 도무지 이해하지 못했다. 패턴에 따라 몇 번 움직이고 나서야 지도자가 한 말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지도자들은 훈련 주제로 잡은 ‘볼 컨트롤에 이은 첫 터치’의 정확성을 위해 반자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반자세란 상대 문전을 향해 드리블 할 수 있도록 비스듬히 서서 위치를 잡는 동작이다.
점점 압박이 심해지고 있는 현대축구에서 상대팀 선수가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며 패스를 받는 자세로 볼 컨트롤을 한 뒤 첫 터치의 정도를 파악해야 하는 중요한 동작이었다.
“급하다. 컨트롤만 잘해 놓으면 늦게라도 패스를 할 수 있어. 보다 정확하게 해”라며 연신 소리치는 지도자들의 주문에서 컨트롤에 이은 첫번째 볼터치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각인됐다.
하지만 보기와 달리 실제 첫 터치 훈련은 만만치 않았다. 땅볼로 이어지는 패스를 컨트롤 한 뒤 첫번째 터치를 하면 공은 멀찌감치 떨어져 나가기 십상이었다. 선수들이 운동장 위에서 개인기를 펼치는 출발점이기도 한 ‘퍼스트(first) 터치 훈련’이 유소년 시기부터 가장 중점적으로 연마되어야 할 기술임을 다시 한번 확인한 자리였다.
현장에서 축구 꿈나무들의 훈련 과정을 지켜본 하재훈 대한축구협회 기술부장은 “유소년들이 자율적인 사고를 가지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훈련을 받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교정이 쉽고 이미지 트레이닝이 가능하다”라며 자율성과 창의력을 강조했다. 또 “신영록(수원)과 U-17 대표 윤빛가람 등도 모두 이 훈련 프로그램을 거쳤다”고 말했다.
남해=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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