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10일 자신의 창당 계획이 대선 승부수 차원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일각에서 대선 용이라는 의구심을 보내지만 그런 식으로 생각해 보지도, 그렇게 살지도 않았다”며 “창당에 대한 나의 뜻은 확고하다. ‘깨끗한 보수’를 대변할 신당 창당은 시대 요구이며 필연이다”고 역설했다고 캠프 강삼재 전략기획팀장이 전했다.
이 후보측은 일단 충청과 영남을 기반으로 국민중심당과 연대한 뒤 총선 공천이나 정계개편 과정에서 한나라당 등 각 정당에서 이탈 또는 배제될 보수 성향 인사들을 끌어 모으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 후보 캠프 대변인인 국중당 류근찬 의원은 “한나라당이 보수 가치를 대변하기엔 지나치게 비대해지고 이념 스펙트럼도 너무 넓기 때문에 분가할 때가 됐다”며 “1996년 15대 총선 때 자민련이 충청과 대구ㆍ경북을 휩쓸어 50석을 얻은 과거가 재연돼 ‘제1 야당’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후보 신당이 향후 유 의미한 세력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 시각이 많다. 신당이 동력을 얻으려면 이 후보가 대선에서 최소 20%를 득표해 2위 자리를 지켜야 하는데 상황이 만만치 않다.
또 명분이나 이념 면에서 한나라당과 뚜렷한 차별성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 한 캠프 관계자는 “‘이회창+국중당’연대가 이뤄진 뒤에도 충청권 1위를 탈환하지 못한 것을 보며 자민련이 4석을 얻는데 그친 17대 총선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우려했다.
충청권 사수를 위한 한나라당의 강력한 견제가 들어올 경우 ‘충청 지역과 비례대표 의석을 합해 제2 자민련 위상을 확보한다’는 1차 목표 달성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 후보는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 내지는 합류를 끌어내는 데서 활로를 찾을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이 후보측에선 총선 공천 등을 놓고 당내 갈등이 불거져 당이 깨지면 박 전 대표 진영이 자연스럽게 신당에 눈길을 돌리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숨기지 않는다.
이 경우 충청과 영남에 확고한 뿌리를 둔 명실상부한 정통 보수당을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지만, 자력으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는 게 문제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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