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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2차 TV토론회/ 분야별 발언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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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2차 TV토론회/ 분야별 발언록

입력
2007.12.1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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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적 관심사인 데다 민감한 주제였던 만큼 자신의 정책을 얘기하는 후보들의 목청에 잔뜩 힘이 들어갔고 공방에도 날이 섰다.

■ 교육개혁·사교육비 절감

첫번째로 모두발언에 나선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대한민국 공교육에 대해서는 어느 계층도 만족하지 않고 공교육의 질은 평준화 명목 하에 떨어지고 있다"며 "공교육의 질을 높이고 사교육비를 반으로 줄이는 게 나의 목표"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노무현 정권은 수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교육비를 줄인다는 명목으로 대학수학능력시험 등급제를 강행했지만 학부모 학생 학교 모두가 혼란에 빠졌다"며 "전적으로 노 정권이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수능 과목을 4개 정도로 줄이고 영어교육은 학교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교육의 다양성과 수월성을 인정해야만 학교 교육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고, 또 대학 교육을 자율화해야 한다"고 자신의 교육개혁 구상을 밝혔다.

하지만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인성교육이 가장 중요하지 않은가. 위장 전입, 탈세, 위장 취업에 거짓말까지 하는 사람이 대통령인데 교사가 학생들에게 정직하라고 교육할 수 있겠냐"고 이명박 후보를 직접 겨냥했다.

권 후보는 이어 "정말 우리 아이들의 미래 위해서라도, 인성교육을 위해서라도 이명박 후보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생각을 접는 게 어떤가. 그게 가장 좋은 교육 정책"이라고 일갈했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도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온갖 위장과 거짓말을 일삼은 사람이 나라의 어른이 되면 우리가 어떻게 세계에서 떳떳하겠냐"고 공세에 가담했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도 "이명박 후보가 대학입시 3불제를 폐지하겠다고 화끈하게 선언했는데 모두 폐지하고 본고사 부활을 주장하나 했더니 바로 폐지가 아니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것이라고 말한다"며 "처음 한 말과 뒷말이 다른, 전형적인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또 "(3불제 가운데) 고교등급제는 학교에 배정된 학생에게는 일종의 연좌제"라며 "이런 의미에서 이명박 후보가 주장하는 고교등급제 인정은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이명박 후보가 사교육비를 절반으로 줄인다면서도 자립형사립고 100개를 만들겠다고 얘기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거짓말"이라며 "자사고 100개를 만들면 유치원부터 과외가 시작되고 사교육비는 두 배 폭등해 입시지옥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후보들의 공격이 이어지자 이명박 후보는 "모든 후보가 내 정책을 자세히 보지 않고 온 것 같다"고 반격한 뒤 "교육의 질을 높이고 사교육비를 줄이는 게 교육의 근간이 돼야 한다. 내 교육 정책은 공교육에서 제대로 교육받고 인성교육도 받게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이명박 후보는 이회창 후보의 "고교등급제는 이르다"는 지적에 대해 "고교등급제 폐지는 말한 적이 없는데 수능등급제 얘기를 잘못 이해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회창 후보는 "3불제를 폐지한다고 한 것에 고교등급제 폐지도 포함된다는 점에서 비판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교육대통령은 내 오랜 꿈"이라는 말을 시작으로 자신의 교육 정책을 설명했다. 그는 "내년에 사회적 협약을 통해 교육혁명을 만들어내겠다"며 세계적 수준의 대학 15개 만들기, 수능 폐지, 공교육 정상화 등을 약속했다. 정 후보는 이명박 후보와 권 후보의 정책을 각각 시장지상주의와 좌파 정책으로 규정한 뒤 "특히 자사고를 100개 만들겠다는 이명박 후보의 정책은 대운하보다 더 큰 재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론에 나선 이명박 후보는 "정 후보가 본인의 공약을 알면서도 일부러 오해하는 것 같다"고 받아친 뒤 "자사고 설립은 교육의 질을 높이고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 후보가 세계 수준의 대학을 15개 만들겠다고 했는데 좋은 대학은 대학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며 "하버드대이 미국 정부가 만든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회창 후보는 "노무현 정부 아래에서 교육은 황폐화됐다"면서 정 후보의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또 정 후보의 입시폐지안에 대해 "대학조차 황폐화시키겠다는 것이냐"며 "대학에 있는 사람들 다 머리가 좋으니 맡겨두면 합리적 방법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영길 "대학 평준화"이인제 "김일성大도 경쟁"문국현 "인성교육 우선"

권 후보는 "대학 서열화를 그대로 두고 입시를 폐지하면 사교육비 부담과 입시지옥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지적했? 그는 또 "모병제와 건강보험성 확대 등 내 주장을 베껴갔는데 민노당 창당 때부터 쓰던 주황색까지 가져간 것은 심하지 않느냐"고 비꼬았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정 후보가 참여정부 교육정책의 대실패에 대해 사과하는 것부터 시작했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문 후보는 "자기 자녀들이 학교에서 잔다는 소리를 듣고 어떻게 사교육비를 안 쓸 수 있겠느냐"며 참여정부의 교육 정책을 비판했다.

재반론에 나선 정 후보는 자신의 입시폐지안에 대한 비판을 정면으로 되받았다. 그는 "입시폐지가 왜 말이 안 되느냐. 하버드대가 수능을 보냐. 대학입학자격시험(SAT)을 참고는 하지만 만점짜리도 한해에 1,000명 이상 떨어뜨린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이어 "개천에서 용 나도록 대통령이 교육 문제에 올인해야 한다"면서 "오늘 여러분의 지적을 참고해 혁명적 교육개혁안을 만들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이회창 후보는 "공교육을 획기적으로 개혁하겠다"며 교육개혁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제시했다. 그는 "노무현 정권은 개혁의 주체가 정부이고 교사는 대상이었다"며 "교사가 개혁의 주체가 돼 스스로 학교 바꾸는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회창 후보는 이어 "교사 10만명을 증원,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16명으로 맞춰 경쟁력을 기르도록 하고 충분한 보상을 주면서 경쟁하도록 해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학교는 학원 못지않은 곳이 되고 그렇게 되면 사교육비 문제, 학원 가는 일은 자연스럽게 해결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명박 후보는 "역대 대통령이 다 공교육 정상화 공약을 제시했지만 아무도 못했다"며 "현재 같이 관 주도로 하면 바꿀 수 없다. 대학에 자율권을 줘서 잠재력 있고 창의성 있는 학생을 뽑아 키울 수 있어야 학교교육이 정상화한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중ㆍ고교 교육 정상화를 위해선 투자가 필요하다"며 "현재 교육예산은 30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4% 선인데 역대 대통령이 부르짖어 온 6% 선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우리나라 교육이 좀더 인성교육이 많이 돼야 하고, 지식교육은 잘못이라 생각한다"며 "사람을 만들어야 하는데 전부 지식에 대한, 경쟁에 대한 얘기뿐이다. 사람 먼저 만들 생각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후보의 대학평준화 공약을 두고 다른 후보들의 거센 비판과 반박이 이어졌다. 권영길 후보는 "입시교육으로 인한 사교육비의 광풍이 부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뿐"이라며 "대학평준화를 통한 입시제도 폐지가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단언했다.

그러자 다른 후보들은 일제히 대학평준화를 집중 공격했다. 이회창 후보는 "고교 평준화로 인한 교육 질의 하향평준화를 대학에까지 확산시키겠다는 것이냐"며 "똑같아지는 건 좋은데 나쁘게 똑같아져서 교육에 빨간 불이 켜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후보도 "대학평준화는 세계적 흐름과 거꾸로 가는 것"이라며 "중ㆍ고교는 평준화로 공교육을 정상화해 학생들을 풀어 주고 대학입시를 폐지하되 대학은 본격적으로 경쟁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후보는 아예 "대학평준화는 엄청난 착각이고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칭화대와 베이징대를 예로 들며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도 대학에 등급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인제 후보는 "민노당은 공식적으로 좌파ㆍ진보정당 주창하는데 북한에서도 김일성대 입학하려고 입시경쟁이 치열하다"며 "대학평준화는 지나친 평등주의로 지구상에 남아 있는 좌파국가들에서도 채택하지 않는 낡은 정책"이라고 힐난했다.

권 후보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다른 후보들의 비판에 대해 "민노당의 교육 정책과 보수정당의 정책이 판이하게 다름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권 후보는 "평준화가 교육의 질을 저하시킨다는 건 거짓말"이라며 "완전평준화된 중등교육은 국제 학력평가에서 1, 2위이지만 서열화해 있는 대학은 60개국 중 59위에 불과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회창 "국민은 정직한 지도자가 필요"이명박 "정치꾼이 거짓 만들어"

■ 사회 기강 확립·투명성 제고

후보들이 일제히 이명박 후보의 위장전입, 위장 취업 의혹 등을 거론하며 십자 포화를 퍼부었다.

이회창 후보는 “사회 기강을 잡고 부패를 방지하는 것은 전담 기구를 만들어서 전담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법과 원칙을 존중하는 사회의식이 국민 사이에 퍼지게 해야 한다”며 “국가 지도자가 확실하게 법과 원칙을 지키고, 국민에게 정직한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거짓말하고 정직하지 않고 원칙을 바꾸고 이랬다 저랬다 하는 지도자로는 법 질서와 사회 기강 바로잡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이명박 후보를 겨냥했다.

정 후보는 “대구 수성구에서 아들딸 학교 보내기 위한 위장 전입을 단속하니까 항의 빗발쳤다고 한다. ‘대통령 후보도 자녀를 위해 위장 전입을 여러 번 하는데 왜 우리는 하면 안 되냐’고 했다더라”며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위장 전입을 단속할 수 있겠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이 후보는 자녀들을 빌딩 관리인으로 위장 취업 시켰다가 뒤늦게 수천만원 세금을 납부했다”며 “힘 없는 서민이 몇 년 뒤에 세금을 내면 과연 무사하겠냐”며 거듭 이 후보를 겨냥했다. 정 후보는 “나라가 깨끗해지려면 지도자가 깨끗해지고 대통령이 모범이 돼야 한다”며 “이번 대선은 거짓과 진실의 대결”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후보들의 공세가 이어지자 이명박 후보는 “(정 후보는) 정책보다 네거티브가 심한 것 같다”고 일축한 뒤 “집권하면 검은 돈과 눈 먼 돈 등을 못 만들게 제도적으로 만들고, 공직자 처벌 징계를 더 높여야 깨끗한 정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하는 6개월의 짧은 동안 비도덕적인 사람으로 몰렸는데, 정치는 그렇지 않은데, 정치 꾼이 그렇게 모는 것 같다”며 “정치꾼은 진실을 거짓으로 만드는 재주가 있는 것 같다”고 다른 후보들을 힐난했다.

문 후보는 “선진국처럼 지도층 부패에 대해서는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며 “지도층의 유전무죄를 바로 잡지 않으면 나라 미래 없다”고 주장했다.

권 후보는 “사회기강 확립없이 부패청산을 믿을 수 있느냐”면서 “서민들이 먹고 살기 힘들어 슈퍼에서 빵 몇 개 들고 나오다 구속 됐는데 삼성 이건희 회장은 불법 비자금을 조성해 차떼기 자금 줘도 구속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인제 후보는 “검찰이 정치로부터 완전 독립해야 한다”며 “검찰이 정치 권력에 예속되는 한 정치 권력의 부패는 끊어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 양성평등 실현방안

6명의 후보들은 저마다 양성평등 실현의 적임자임을 자임했다. 이명박 후보는 “양성평등의 핵심은 여성의 경제력에 있고 그래서 일자리가 중요하다”며 “서울시장 재임 시절 여성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정부에서 3년 연속 표창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여성들이 걱정 없이 일하도록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는 맞춤형 보육 정책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양성평등의 가치를 헌법정신에도 반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후보는 “양성평등의 가장 큰 장애물은 임신 출산 육아 보육을 여성이 전적으로 책임지는 현실”이라며 “이런 문제들에 대해 국가책임제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필요한 9조원의 예산은 성과평가제 등을 통해 예산을 10% 절감해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군 복무를 마친 남성에게 호봉가점제가 적용되는 것과 비슷하게 출산 여성에 대한 출산호봉제 도입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회창 후보는 “출산 육아 보육 문제에 대한 국가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3~5세 유아 보육비의 국가 부담, 동(洞)마다 2세 이하 영아 보호소 설치 등을 공약했다. 그는 대법관 시절 여성 전화교환원의 정년을 43세로 규정한 법이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시해 양성평등에 관한 첫 판결로 평가 받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권 후보는 여성노동자의 67%가 비정규직이란 통계를 제시한 뒤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이 양성평등 실현의 지름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ㆍ공립 보육시설을 50% 늘리고 수용인원도 70%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후보는 부인 이름 부르기와 주택 공동소유를 양성평등 실현의 첫걸음으로 제시하면서 “보육과 유치원 등 6년 간은 전적으로 국가가 책임지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인제 후보는 “여성에게 임금과 승진기회 등에서 ‘유리 천장’처럼 보이지 않는 장애가 있다”면서 “공직에서 여성 할당률을 40%로 끌어올리고 장관의 50%도 여성으로 임명하겠다”고 약속했다.

■ 마무리발언

후보들간 공방은 마무리 발언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정 후보는 “국민여러분께서 거짓이 승리하도록 두겠느냐. 거짓이 승리하고 선진국 된다고 생각하느냐”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거듭 겨냥했다. 그는 이어 “저는 동대문평화시장에서 눈물 젖은 밥 먹었고, 선진국을 만들기 위한 열정을 갖고 고민해 왔다. 양심을 안 속이고 거짓말을 안 했다. 법을 지켰다”며 “저에게 기회를 줘서 좋은 대한민국 만들 수 있도록 해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회창 후보는 “IMF 때 국민이 돌 반지까지 꺼내면서 국난 타개를 위해 애쓸 때 주가 조작 해서라도 돈 벌겠다고 젊은이와 동업하고, 수차례 위장 전입 하고, 탈세를 한 이명박 후보의 도덕성으로 어떻게 국민 신뢰를 모으고 국가를 끌고 가겠나. 불가능하다”며 “이런 문제를 털지 못한 이명박 후보는 사퇴하고,국민에게 신임을 물어야 한다”고 이명박 후보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그는 그러면서 “저는 세번째이자 마지막으로 출마했다”며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면 반드시 올바른 나라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명박 후보는 정 후보와 이회창 후보를 차례 차례 겨냥하며 반격에 나섰다. 그는 우선 “말만하고 무책임하고 책임 회피하는 지도자로서는 대한민국 건져낼 수 없다”며 “저는 말 많은 정치인이 아니라 실천하는 정치인”이라고 정 후보를 겨냥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은 정통 정당을 지켜왔고 정통 후보가 경선에서 됐다”며 “새치기는 안 했다. 어느날 갑자기 튀어나오지는 않았다”며 이회창 후보를 공격했다.

양정대 torch@hk.co.kr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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